한강버스, 운항 열흘 만에 중단
선박 일부는 시운전 없이 투입
시민 불편·신뢰도 타격…

서울시가 국내 최초로 도입한 친환경 수상 교통수단 ‘한강버스’가 운항 열흘 만에 멈춰 섰다. 지난 18일 정식 운항을 시작했지만, 22일과 26일 연이어 방향타 고장과 전기 계통 문제로 결항이 발생했다.
출항 직후 회항하거나, 강 위에서 멈추는 사고가 반복되면서 시민 불안이 확산됐다. 일부 시민은 운항 중단 사실을 모르고 선착장까지 발걸음을 옮겼다가 헛걸음을 하는 불편을 겪기도 했다.
오세훈 시장 “시민 불안감, 송구”

오세훈 서울시장은 주택공급 대책 브리핑에서 직접 한강버스 중단 사태에 대해 언급하며 “시민 여러분께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그는 “추석 연휴에 가족과 함께 탑승하려던 시민들의 계획이 무산돼 안타깝다”며 “열흘간의 운항 과정에서 반복된 기계적·전기적 결함으로 불안감이 커졌고, 안정화 과정을 거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시운전 없이 투입된 선박

서울시는 정식 운항 전 “6개월간 충분한 테스트를 거쳤다”고 해명했지만, 실제 상황은 달랐다. KBS 취재 결과, 확보된 8척의 한강버스 중 지난 2월 인수된 2척을 제외한 나머지 6척은 모두 9월에야 한강에 도착했다.
특히 두 차례 고장을 일으킨 104호는 운항 시작 불과 이틀 전인 9월 16일에 인수됐으며, 운항 시작 닷새 뒤에야 들어온 선박도 있었다.
당초 서울시는 9월 8일부터 시운전을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인도가 지연되면서 두 척은 사실상 시운전 없이 바로 투입됐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성급한 개시로 시민을 대상으로 한 ‘실험 운항’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안정화 후 재개 약속…신뢰 회복 과제

서울시는 10월 말까지 무승객 시범운항을 실시하며 성능 고도화와 안정화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박진영 서울시 미래한강본부장은 “앞으로 한 달간 충분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진행해 잔고장과 신뢰 추락을 막겠다”고 강조했다. 선박 하자 보수는 건조사의 2년 보증 책임으로 처리되며, 비용 정산도 계약서에 따라 진행된다.
서울시는 열흘간의 운항에서 승선율이 높고 시민 호응이 컸다고 평가하며 흑자 전환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성급한 운항 개시와 시운전 부실이 드러난 만큼, 향후 신뢰 회복이 시급한 과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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