욱일기 부착된 벤츠 SUV 도로 활보
반복되는 목격에 불쾌감·우려 확산
법적 규제 미비 개정안 통과 여부 주목
최근 경상북도 김천 지역에서 메르세데스-벤츠사의 SUV GLK 차량에 욱일기를 부착한 차량이 운행 중인 장면이 포착되며 또다시 논란이 일고 있다. 국내 대표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 공식 인스타그램에 게시된 해당 사진은 빠르게 확산되며 네티즌들의 비판을 불러일으켰다.
차량 외관 곳곳에 욱일기가 여러 장 붙어 있는 모습이 뚜렷하게 확인됐으며, 내부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선거 구호인 ‘MAGA’ 문구가 새겨진 모자까지 발견됐다. 이 차량은 지난 2023년부터 인천, 고속도로, 세차장 등 여러 장소에서 반복적으로 목격된 이력이 있어 시민들의 문제 제기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욱일기의 역사적 상징성과 민감성
욱일기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제국군의 공식 군기로 사용됐으며,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각국에 대한 침략전쟁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오늘날까지 일본 군국주의와 제국주의를 연상시키는 대표적 상징물로 국제 사회에서도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한국 사회에서는 식민지배와 전쟁 피해의 아픈 역사와 맞닿아 있어 욱일기 노출 자체가 강한 거부감을 불러일으킨다.
따라서 공공도로에서 해당 상징을 부착한 차량이 반복적으로 운행되는 것은 단순한 개인의 취향을 넘어 사회적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규제 조례와 법적 공백
서울시는 이미 ‘일본 제국주의 상징물의 사용 제한 조례’를 제정해 욱일기를 포함한 상징물의 전시나 판매를 공공장소에서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조례 특성상 강제력이나 처벌 수단이 부족해 실질적인 단속에는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국회에서는 지난해 형법 개정안을 발의해 욱일기 등 제국주의 상징물을 제작·유통·사용할 경우 2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는 강력한 처벌 규정을 제시했다.
다만 해당 법안은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상태다. 결국 현행 제도 아래에서는 논란이 반복돼도 제재할 방법이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시민 불만이 커지고 있다.
반복 목격과 사회적 파장
문제의 벤츠 SUV는 이미 여러 차례 제보와 목격담을 남겼다. 2023년 5월 처음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뒷유리에 욱일기 스티커를 붙인 장면이 공개됐으며, 이후 인천 서구, 고속도로, 세차장 등 다양한 장소에서 동일 차량이 다시 포착됐다.
이번 김천 사례까지 포함해 사실상 전국 각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셈이다. 시민들은 “의도적 도발 아니냐”는 반응과 함께 불쾌감을 드러냈으며, 일부는 “법적 공백이 방치된다면 유사 사례가 더 늘어날 것”이라며 정부와 국회의 강력한 대응을 촉구했다.
전문가들은 욱일기 사용 문제를 단순한 개인 행위로 치부할 게 아니라, 역사적 맥락과 사회적 갈등 요소를 고려해 제도적으로 관리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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