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로 인수한 BMW 520i, 사고 흔적
딜러사·BMW코리아·본사까지 책임 회피
소비자만 호구되는 억울한 상황

2023년 1월 BMW 공식 딜러사를 통해 520i MSP 모델을 신차로 인수한 한 소비자가 황당한 경험을 겪었다. 무사고 차량으로 1년 8개월가량 운행했으나, 최근 중고차 매각을 위해 검수 과정에 들어가자 트렁크 부분에서 교환 흔적이 발견된 것이다.
검수 담당자는 “트렁크 볼트 풀림과 내판 색상 차이가 뚜렷하다”며 “교환된 흔적이 명확하다”고 지적했다. 급히 성능 점검을 의뢰한 결과 역시 ‘트렁크 교환 100%’ 판정을 받았다. 문제의 트렁크 내부는 외관 색상과 달리 펄이 없는 검은색으로 도색돼 있었다.
BMW 측 “독일에선 단순 교환”

소비자가 딜러사 지점장과 BMW코리아 고객지원팀에 문제를 제기하자, 돌아온 답변은 더 큰 충격을 안겼다. 고객지원팀장은 “BMW뿐 아니라 수입차에서는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다”며 “독일에서는 트렁크 교환을 단순 교환으로 본다. 한국과 기준이 다르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보상 역시 “독일 본사에서 교환 사실을 인정해야 가능하다”면서도, 기준은 중고차 시세의 3%에 불과하다고 했다. 사실상 소비자의 실질적 손해 보전과는 거리가 먼 수준이다.
책임 떠넘기기만 반복

BMW코리아는 “수입사라 딜러사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딜러사 지점장은 “나는 권한이 없다. 본사 보상팀이 처리할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결국 소비자는 BMW코리아·딜러사·독일 본사 사이에서 책임을 떠넘기는 답변만 듣게 됐다. 이후 PDI(출고 전 점검) 내역과 출고 자료 공개를 요청했지만 명확한 자료를 제공받지 못한 상태다. 소비자는 “공론화를 하든 마음대로 하라”는 냉담한 반응까지 들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소비자들에 던지는 경고

이번 사례는 BMW뿐 아니라 수입차 전반의 신뢰성 문제와 맞닿아 있다. 특히 신차 인수 과정에서 소비자가 직접 사고·도색 여부를 확인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러나 실제로는 신차로 판매되는 차량에서 교환·수리 흔적이 발견되는 사례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전문가들은 “고가의 수입차일수록 신차 검수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인수 전 철저히 확인해야 한다”며 “제도적으로도 제조사와 딜러사의 책임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고객을 호구로 보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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