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시세 가솔린 30%대 vs 전기차 반값
중국 업체 신차 공세도 중고 전기차 매력 저하
전문가 “4~5년 내 감가율 격차 완화 전망”

중고차 플랫폼 ‘첫차’에 따르면, 2022년식 주행거리 10만km 이하 차량을 기준으로 국산 가솔린 모델의 평균 감가율은 33.6%였다. 제네시스 G90은 25%, G80은 31%, 그랜저는 33%, 기아 K8은 36% 수준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반면 전기차는 절반 가까이 가치가 떨어졌다. 현대 아이오닉5는 49%, 기아 EV6는 53%, 테슬라 모델3와 모델Y는 각각 57%, 55%의 감가율을 기록했다.
수입 가솔린차 역시 비슷한 양상이다. BMW 3시리즈는 31%, 아우디 A6는 46% 하락했으나 여전히 전기차보다는 완만했다. 결과적으로 전기차의 가치 하락 속도가 가솔린차 대비 두 배 가까운 것으로 드러났다.
배터리 리스크와 불투명한 사용 이력

전기차 감가의 가장 큰 원인은 ‘배터리 리스크’다. 배터리는 전기차에서 가장 비싼 단일 부품으로, 보증 기간 이후 발생할 수 있는 교체 비용 부담이 크다. 보증은 대체로 8~10년, 16만km 수준이지만, 소비자들은 그 이후의 불확실성을 가격에 미리 반영한다.
문제는 배터리의 실제 사용 이력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충전 습관, 기온, 보관 환경 등이 배터리 성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만 중고차 거래에서는 이를 알 수 없다. 이 때문에 딜러들은 입찰가를 보수적으로 책정하고, 결국 전기차 잔존가치는 더 빠르게 떨어진다.
빠른 기술 진화와 중국 전기차 공세

전기차 시장은 기술 발전 속도가 빠른 만큼 감가 폭도 크다. 불과 몇 년 사이 주행거리는 400km대에서 600km대로 늘었고, 충전 속도도 100kW에서 200kW 이상으로 2배 이상 향상됐다. 이 때문에 2~3년 된 전기차도 순식간에 ‘구형’으로 평가된다.
여기에 BYD, 지리, 샤오펑 등 중국 업체들이 공격적으로 신차를 출시하면서 가격 경쟁이 심화됐다. 가성비 좋은 신형 모델이 시장에 쏟아지자, 중고 전기차의 체감 매력은 급속도로 떨어지고 있다. 반면 가솔린차는 모델 체인지 주기가 5~6년으로 길어, 비교적 안정적인 가치를 유지한다.
향후 감가율 격차 점차 완화될 듯

업계 전문가들은 전기차의 감가 폭이 당분간 이어지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안정화될 것으로 내다본다. 또한 “배터리 기술이 안정되고 소비자 불신이 해소되면 전기차도 내연기관과 유사한 감가 곡선을 그리게 될 것”이라며 “공신력 있는 잔존가치 평가 체계 마련이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정부 보조금 정책, 충전 인프라 확충, 배터리 리사이클링 기술 도입 등이 전기차 잔존가치 회복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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