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지키면 출퇴근 지옥” 직장인들 스트레스 급상승 직전

서울 버스노조, 또 파업 위기
통상임금 개편, 노사 입장 평행선
서울시, 재정 부담 우려 커져

서울 버스노조 준법운행 돌입
임단협 결렬로 파업 가능성 고조

서울 시내버스 노조가 준법투쟁에 들어갔다. 그러나 노사 간 합의점을 찾지못해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9일 열린 2차 조정회의가 결렬된 이후 교섭이 중단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노조는 조정 결렬 다음 날인 지난달 30일부터 경고성 준법운행에 돌입했다.

준법운행이란, 각종 교통 법규를 과도하게 철저히 지켜 평소보다 버스 운행이 지연되는 방식의 쟁의 활동이다.

이는 사측에 대한 경고 메시지이자,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면서 여론 악화를 방지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노조는 오는 8일 열리는 전국자동차노조 지역 대표자 회의에서 파업 시기 및 방법 등을 논의하고 결정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서울뿐 아니라 전국 단위로 연대한 버스 파업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반면 사측은 현재 노조와의 비공식적인 협의조차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밝히며, 대화의 여지가 없음을 시사했다. 서울시 역시 사태의 추이를 면밀히 관찰하며 대응책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핵심 쟁점은 ‘통상임금 체제 개편’

노사 간 갈등의 핵심은 통상임금 개편 문제다. 통상임금은 정기적이고 고정적으로 지급되는 임금을 의미하며, 여기에 따라 법정 수당 등이 연동된다.

지난해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정기 상여금도 통상임금에 포함돼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에 대해 노조는 법원의 결정 사항은 이미 확정된 법리이기 때문에, 교섭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사측은 기존 임금 체계 자체가 상여금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하는 전제 아래 설계되었기 때문에, 법리가 바뀐 만큼 임금 구조 전반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사측은 특히 정기 상여금 조항을 폐지하거나 수정해 통상임금 기준을 낮춰야 한다는 입장이며, 노조는 이를 ‘사실상의 임금 삭감’이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서울시는 대법원 판결 이행에 따른 인건비 증가가 시 예산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서울 시내버스는 ‘준공영제’ 체제로 운영되며, 적자 보전 및 운행 보조금 등의 재정이 투입되는 구조다.

즉, 통상임금 기준이 오르면 법정수당도 연쇄적으로 상승하게 되고, 이는 곧 서울시의 재정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서울시는 통상임금 개편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동시에 파업으로 인한 시민 불편은 막아야 한다는 이중 과제를 안고 있다.

2년 연속 파업 우려
결국 시민들 피해로?

서울시내버스 노조는 지난해에도 임단협 결렬로 2012년 이후 12년 만에 파업에 나선 바 있다. 만약 올해도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2년 연속 버스 운행 중단 사태가 벌어지게 된다.

이에 따라 시민 사회와 일부 정치권에서도 노사 양측에 조속한 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대중교통 의존도가 높은 서울 시민들의 불편은 불가피하며, 이는 곧 정치적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노사 간 의견 차이가 좁혀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오는 8일 결정될 노조의 행동 수위가 서울시 대중교통 운영의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결과적으로, 서울 시내버스 파업은 통상임금 개편이라는 구조적 문제와 맞물려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려운 갈등의 전조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물론 정부 차원의 중재와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