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전기차도 ‘도난 타깃’
기아보이즈 범죄 진화에 브랜드 신뢰 흔들
보험·중고차 시장 여파 현실화
기아보이즈, 전기차까지 노린다…소비자 불안 가중

한때 내연기관 차량을 노리던 ‘기아보이즈‘의 도난 수법이 진화하고 있다.
이제는 전기차 모델까지 범죄 대상에 포함되며, 현대차와 기아의 신형 전기차인 아이오닉 5와 코나 EV도 안전지대가 아니다.
2021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10대들이 조직적으로 기아와 현대 차량을 훔치는 영상이 SNS에 확산되며 시작된 이 범죄는, 단순한 장난을 넘어 사회적 이슈로 발전했다.
당시 주요 타깃은 이모빌라이저 미탑재 차량으로, 구조적 보안 결함이 도난 급증의 원인으로 지적됐다.
보안 업데이트에도 여전한 도난…“스티커는 도리어 유혹”

현대차·기아는 2023년부터 보안 소프트웨어 무상 업데이트, 스티어링 휠 락, 경고 스티커 배포 등 후속 조치를 실시했다.
그 결과, 소프트웨어 설치 차량은 미설치 대비 도난율이 64% 낮아졌지만, 전체 설치율은 60% 수준에 불과하며 피해 사례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일부 모델의 구조적 결함으로 인해, 도어락 파손만으로도 차량 보안 시스템이 무력화된다는 점이다. 일부 소비자들은 “경고 스티커가 오히려 도난을 부추긴다”고 말할 정도다.
보험사·중고차 시장까지 파장…“현실적 피해 눈덩이”

도난 문제가 장기화되자 보험 업계도 대응에 나섰다. 미국 일부 보험사는 현대차·기아 차량에 대한 보험 인수를 거부하거나, 보험료를 대폭 인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중고차 시장에서도 해당 차량들의 감가상각폭이 커지고 있어 실제 소비자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일부 지역 경찰은 운전대 잠금장치 등을 무료 배포하며 대응하고 있지만,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디지털 기반 도난은 현대·기아뿐 아니라 전 세계 자동차업계가 직면한 문제”라고 해명하며 책임 분산에 나섰다.
실제로 스마트키 복제, 차량 시스템 해킹 등은 닛산을 비롯해 브랜드를 가리지 않고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2월 이후 출시된 신차에 유럽연합 및 북미의 최신 사이버보안 기준을 반영한 보안 기술을 적용하고 있으며 기존 차량에 대해서도 보안 강화 패키지를 제공 중이라고 밝혔다.
차량 도난 수법 진화…’SDV 시대’의 새로운 과제

차량이 무선으로 기능을 업데이트하는 SDV(Software Defined Vehicle) 시대가 도래하면서, 해킹 방식도 더욱 고도화되고 있다.
소형 장비를 이용한 스마트키 신호 복제, 차량 내부 시스템 해킹, 에뮬레이터를 이용한 가짜 스마트키 생성 등이 새로운 도난 방식으로 등장했다.
이는 기술이 발달할수록 차량 보안의 중요성도 그만큼 커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전기차와 커넥티드카처럼 소프트웨어 의존도가 높은 차량일수록 도난 위험은 더 높아진다는 분석이다.
전문가 “보안 기술 검증·관리 강화 시급”

권헌영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제조사들이 소프트웨어 보안 기술을 설계할 뿐 아니라, 실제로 그 보안이 작동하고 있는지를 정부가 체계적으로 감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법적 기준을 만족하는 수준에서 그칠 게 아니라, 실제 도난 가능성과 대응 방식을 고려한 보안 시스템이 요구된다”며, 자동차도 ICT 산업처럼 보안 ‘실증’을 거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아보이즈의 범죄가 전기차 시대까지 침투하며 현대차·기아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구조적 보안 문제부터 보험·중고차 시장의 현실적 파장까지, 브랜드 이미지에 적잖은 타격을 입고 있다.
디지털 보안 강화, 소프트웨어 검증 체계 확립, 그리고 글로벌 기준을 반영한 정부의 철저한 관리·감독이 병행되어야만, 전기차 시대의 도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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