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완성차업계, ‘저가형 내연기관차 부활’ 요청
EU, ‘소형·합리적 자동차 이니셔티브’ 공식 발표
2035년 내연기관 퇴출 두고 업계·환경단체 격돌

유럽 자동차 제조사들이 잇달아 EU에 ‘저가형 내연기관 소형차’의 부활을 요청하고 있다. 스텔란티스 유럽 CEO 장 필리프 임파라토는 뮌헨 모터쇼 기자회견에서 “2030년까지 CO₂를 절반으로 줄인다는 목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전기차 시장은 충전 인프라와 경제 상황 모두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유럽 내에서 1만 5천 파운드(약 2,600만 원) 이하의 신차는 다치아 산데로(Dacia Sandero) 단 한 종뿐이다. 제조사들은 강화된 ADAS(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와 유로7 환경 규제, 급등한 인건비로 인해 ‘저가차는 수익성이 없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EU, 소형·합리적 자동차 추진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최근 국정연설에서 “산업계와 협력해 새로운 ‘소형·저가 자동차 이니셔티브’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소형·저가형 유럽차’의 부활을 제도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의미로, 사실상 업계 요구에 화답한 조치다. 폰데어라이엔은 “유럽인은 저렴하면서도 효율적이고 깨끗한 유럽차를 원한다”며 “E-카는 환경적(Eco), 경제적(Economic), 그리고 유럽적(European)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당 정책이 시행되면 일부 안전장비와 속도 제한(시속 110km) 완화 등으로 차량 가격을 대폭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전기차 전환 속도 조절’ 요구

자동차 제조사들의 논리는 단순하다. “지금의 규제는 현실을 무시하고 있다.” 임파라토는 “유럽 도로 위 차량의 평균 연식이 12년을 넘었으며, 2010년식 차량은 현재 모델보다 평균 76g/km 더 많은 CO₂를 배출한다”며 “낡은 차량을 신차로 교체하는 것이 실질적인 탄소 저감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폴스타 CEO 미하엘 로셸러는 “EU의 2035년 내연기관 퇴출 목표는 산업과 소비자 모두에게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했다”며 “지금 와서 이를 약화시키는 것은 유럽의 경쟁력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2035년 내연기관 퇴출’ 두고 이해관계 충돌

EU의 2035년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 정책은 여전히 뜨거운 논쟁거리다. 완성차 업계는 ‘현실적 유예’를 주장하지만, 환경단체와 전기차 제조사들은 ‘정책 후퇴’라며 강력 반대하고 있다.
업계는 “보급형 EV 시장의 성장 둔화와 생산비 상승으로 인해 전환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반면 환경단체는 “EU가 스스로의 기후 목표를 포기한다면, 산업 전반의 신뢰를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EU는 업계와 환경 단체의 의견을 모두 수렴하는 협의 절차에 착수했으며, 최종 정책 결정까지는 수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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