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타스만’, 호주 시장서 부진
출시 3개월 만에 가격 인하 단행
국내선 최대 300만원 혜택
기아의 첫 중형 픽업트럭 ‘타스만(Tasman)’이 출시 3개월 만에 호주 시장에서 기대 이하의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호주 자동차 전문매체 Drive.com.au에 따르면, 타스만은 7~9월 동안 총 2,262대가 판매됐다. 같은 기간 경쟁 모델인 토요타 하이럭스(14,546대), 포드 레인저(13,739대), 이스즈 D-Max(6,654대), 미쓰비시 트라이튼(4,797대)과 비교하면 사실상 중형 픽업 시장 하위권 수준이다.
기아는 내년 호주 시장 연간 2만 대 판매 목표를 내세웠지만, 현 추세로는 목표 달성이 쉽지 않다. 이에 기아 호주법인은 조기 가격 인하 및 무상 옵션 제공에 나섰다.
대표 트림 ‘타스만 X-Line’은 약 6,578만 원에서 약 278만 원 인하된 6,300만 원대로 조정됐으며, 스포츠 패키지(Sports Pack) — 스포츠 바, 사이드스텝, 소프트 톤노커버 등 — 이 무상 제공된다. 상위 트림 ‘X-Pro’는 최대 645만 원 인하 혜택이 적용됐다.
‘호불호’ 강한 디자인, 시장 경쟁력 확보에 부담
타스만은 출시 전부터 각진 박스형 차체와 세로형 헤드램프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으나, 실제 소비자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과감하지만 다소 거친 인상”이라는 평가가 많았으며, 기존 픽업 팬층이 선호하는 전통적 실루엣과의 괴리감이 판매 부진의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된다.
또한, 플릿(법인 및 관급) 수요 확보에 중요한 싱글캡 섀시 버전의 출고가 지연되고 있어, 법인 고객 중심 시장인 호주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것도 약점으로 꼽힌다.
토요타 하이럭스, 포드 레인저, 이스즈 D-Max 등 오랜 기간 시장을 주도해온 강자들과 정면 승부를 택한 전략 역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시장은 혜택 강화… “최대 300만 원 지원”
한편, 국내에서도 타스만 구매 혜택이 확대되고 있다. 기아는 10월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2025년 8월 이전 생산된 재고 차량 구매 시 100만 원 기본 할인을 제공한다.
여기에 기존 픽업트럭 보유 고객이 타스만을 구매할 경우 ‘픽업 대차 고객 특별 혜택’ 100만 원 추가 할인, 개인사업자 구매 시 유류비 100만 원 지원 등의 혜택이 더해진다.
또한, 기아 인증중고차 트레이드-인(Trade-In) 프로그램을 통해 기존 차량을 처분하고 타스만으로 교체할 경우 30만 원 할인, 세이브 오토 30만 원, 기아멤버스 포인트 최대 40만 원까지 받을 수 있다. 결국, 모든 혜택을 합치면 최대 300만 원 이상 지원이 가능하다.
전동화 라인업 확대와 플릿 시장 공략
기아는 타스만의 초기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추가 트림과 전동화 파워트레인 확대 전략을 준비 중이다. 현재는 디젤 엔진 중심의 라인업만 운영 중이지만, 향후 하이브리드 또는 EV(전기) 파워트레인 도입 가능성이 거론된다. 또한, 플릿 중심의 법인 시장 공략을 위해 싱글캡 버전 출시 일정을 앞당기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호주 픽업 시장은 전체 자동차 판매의 약 20%를 차지하는 핵심 세그먼트로, 타스만의 성공 여부가 기아의 북미·중동 시장 진출 전략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기아는 “타스만은 단기 실적보다 장기적인 글로벌 픽업 라인업 구축의 시작점”이라며, 향후 전동화 기술과 디자인 완성도를 강화한 개선 모델 출시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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