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세단은 브랜드의 핵심”
7시리즈, S클래스 판매량 제쳐
젊은 세대 BMW 선호도 상승

SUV가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은 가운데, BMW는 여전히 세단이 브랜드의 근간임을 강조했다. BMW의 ‘노이에 클라쎄(Neue Klasse)’ 디자인을 총괄하는 올리버 하일머는 “몇 년 전만 해도 세단은 사라질 것처럼 보였지만, 지금은 오히려 브랜드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모델이 되었다”고 밝혔다.
그는 “BMW는 작고, 스포티하며, 우아한 중형 세단을 중심으로 성장해왔다”며, “SUV가 아무리 인기 있어도 세단은 결코 브랜드의 뿌리를 잃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BMW는 전통 세단 라인업인 3시리즈, 4시리즈 그란쿠페, 5시리즈, 7시리즈를 유지하면서도, 전동화 시대에 맞춰 전기 세단 i3·i5·i7을 추가해 세단 중심 구조를 견고히 하고 있다.
디자인 방향, “더 절제되고 세련되게”

BMW는 향후 디자인 방향에 대해 “과도한 과시 대신 절제된 미학으로 회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일머 디자이너는 “현재 BMW의 키드니 그릴이 시장마다 다른 반응을 얻고 있다”며, “앞으로는 그릴의 크기와 형태를 모델별로 조정해 균형 잡힌 인상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최근 출시된 iX3, 5시리즈, 7시리즈 등에서 이미 나타나고 있다. 거대한 전면 그릴 대신, 세련된 라인과 간결한 표정을 강조하며 ‘조용한 자신감’을 추구하는 디자인 철학이 반영됐다. BMW는 향후 세단 중심의 노이에 클라쎄 라인업을 통해 “정제된 비례감과 순수한 형태의 조화”를 보여주는 새로운 디자인 언어를 확립할 계획이다.
S클래스 추월한 7시리즈

BMW의 세단 철학은 한국 시장에서도 현실로 증명됐다. 2025년 1~8월 기준, BMW 7시리즈의 등록 대수는 3,525대로 벤츠 S클래스(2,888대)를 넘어섰다. 전기차 모델 i7을 포함한 전체 판매는 3,992대로, S클래스(EQS 포함·2,915대)를 1,000대 이상 앞질렀다. 이는 2022년만 해도 S클래스가 7시리즈의 4배 이상 팔렸던 것과 비교하면 극적인 변화다.
가격 면에서도 7시리즈는 결코 저렴하지 않다. 740d xDrive M 스포츠는 1억5,070만 원, 740i xDrive M 스포츠는 1억7,600만 원, 750e xDrive 라인업은 2억 원대를 형성한다. S클래스 역시 1억5,160만 원부터 2억1,360만 원까지 유사한 가격대를 보이지만, 시장 반응은 세대별로 엇갈렸다. 30~50대 소비자층에서는 BMW의 젊고 역동적인 감성이, 60대 이상에서는 벤츠의 클래식한 럭셔리 이미지가 강세를 보였다.
벤츠의 반격과 BMW의 자신감

메르세데스-벤츠는 시장 점유율 수성에 나섰다. 최근 S 450 4MATIC 스탠다드 휠베이스 모델을 출시하며, 기존 롱바디 중심에서 벗어나 ‘오너 드리븐’(직접 운전하는 고객층)을 겨냥했다. AMG 스타일의 스포티한 디자인과 1억5,960만 원의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젊은 고객층 공략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BMW는 세단 시장에서 이미 확실한 방향성을 잡았다. ‘SUV의 시대’에도 3시리즈와 7시리즈를 중심으로 세단 수요를 지켜내며, 전동화 세단(i시리즈)을 통해 새 시대의 고급차 기준을 다시 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BMW는 세단을 포기하지 않은 유일한 브랜드 중 하나로, 그 진정성이 젊은 고객층에게 통했다”며 “앞으로도 브랜드의 뿌리는 세단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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