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디자인 새 시대 ‘노이에 클라쎄’ 전환
막시밀리안 미소니 “도발 아닌 깊이 추구”
2030년대 BMW 디자인, ‘순수함’이 핵심

BMW는 최근 몇 년간 디자인 논란의 중심에 서 있었다. 상징적인 ‘키드니 그릴’의 과도한 확장, 분리형 헤드라이트, 복잡한 차체 라인 등으로 인해 전통 팬들 사이에서 불만이 커졌다. 특히 대형 SUV ‘XM’은 ‘가장 과한 BMW’라는 평가를 받으며 인터넷상에서 조롱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BMW는 ‘노이에 클라쎄(Neue Klasse)’를 통해 과거의 실험적 디자인을 벗어나 보다 절제된 방향으로 회귀하고 있다.
새 디자인 철학은 단순히 크기와 형태의 조정을 넘어 비율과 균형에 초점을 맞춘다. 새 모델들은 매끄러운 표면과 일체형 조명, 그리고 조화로운 그릴 디자인으로 BMW 특유의 정체성을 재정립하려는 시도로 평가받는다.
도발보다 가치와 품질을 더하겠다

BMW 그룹 디자인 총괄 아드리안 반 호이동크는 새로 합류한 디자이너 막시밀리안 미소니에게 프리미엄 라인업의 디자인을 맡겼다. 폴스타의 전 디자인 책임자였던 미소니는 “나는 새로운 크리스 뱅글이 되려는 게 아니다. 내 디자인에는 깊이와 품질이 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BMW 알피나 모델을 포함해 상위 중대형급 차량의 디자인을 총괄하게 된다.
미소니는 폭스바겐 시절 초고효율 모델 XL1의 외관 디자인을 담당한 경험이 있다. 그는 “미니멀리즘은 단순히 콘텐츠를 줄인다는 부정적 인식이 있다”며, “BMW 디자인은 ‘순수함(Purity)’을 중심에 두겠다”고 밝혔다. 즉, 불필요한 장식을 제거하되, 완성도와 품격을 잃지 않는 ‘정제된 단순함’을 추구하겠다는 것이다.
2029년 이후 BMW 디자인 변화 본격화

미소니의 디자인이 실제로 BMW 차량에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현재 BMW가 2027년까지 출시를 확정한 신차 및 부분변경 모델은 이미 개발이 완료된 상태다. 따라서 그의 첫 작품은 2029년 이후 등장할 예정이며, 5시리즈·X5급 이상의 중대형 라인업부터 적용될 전망이다. 반면 1시리즈부터 X3까지의 소형·중형 모델은 미니 전 디자인 책임자 올리버 하일머가 담당한다.
2027년에 공개될 신형 iX3는 이미 새로운 디자인 언어를 반영하고 있으며, 미소니는 당분간 큰 변화를 주지 않고 방향성의 ‘정제’에 집중할 계획이다. 그는 BMW의 디자인이 소비자에게 “혁신보다 신뢰감”을 주는 단계로 나아가길 원하고 있다.
BMW의 미래, 단종과 신모델의 교차점

BMW는 향후 몇 년간 대대적인 모델 구조 재편에 나선다. 노이에 클라쎄 디자인을 거의 모든 차종에 적용하되, 수명주기가 끝나는 모델은 단종시킬 계획이다. Z4와 8시리즈는 2026년 단종될 예정이며, 전용 후속 모델은 없다. 또한 판매 부진을 겪은 XM 역시 후속이 계획되지 않았고, iX도 iX5와의 라인업 중복 문제로 2세대가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반면 BMW는 새로운 방향성의 SUV를 검토 중이다. 3열을 갖춘 ‘오프로드 SUV’가 그것이다. 메르세데스 G클래스만큼 극단적인 오프로더는 아니지만, 실제 험로 주행이 가능한 실용적 모델로 개발되고 있다. 이 차는 2029년 전후로 공개될 전망이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순수 전기 버전이 모두 준비 중이다.
결과적으로 BMW의 디자인 철학은 실험적 과거를 벗어나 ‘균형·품질·정제된 순수함’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는 브랜드가 다음 세대 전동화 시대로 진입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시각적 정체성을 구축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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