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한국GM, 잇단 철수설 제기
신차 부재·판매 부진·고율 관세 여파
양사 한국 시장 철수 계획 없다 주장

포드코리아가 최근 몇 년간 신차 공백과 판매 부진으로 철수설에 다시 휩싸였다. SUV 중심의 라인업으로 한때 존재감을 과시했지만, 최근 3년간 출시된 신차는 머스탱과 익스플로러뿐이다. 신형 라인업 부재로 브랜드 경쟁력이 약화됐다는 평가가 잇따른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포드와 링컨의 합산 판매량은 4171대로, 전년 동기(4294대) 대비 소폭 감소했다. 2022년 3199대와 비교하면 일시적 상승세를 보였지만, 올해는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수입차 시장 점유율도 한 자릿수에 머물며 지난해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포드코리아는 철수설을 일축했다. 데이비드 제프리 포드코리아 사장은 “머스탱, 노틸러스, 익스플로러 등 신차를 연달아 출시하고 있다”며 “이만큼 투자하면서 한국 시장을 떠날 일은 절대 없다”고 강조했다.
한국GM, ‘2027년까지만 운영’ 논란 확산

한국GM은 미국 본사와 협의해 최소 2027년까지 국내 사업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를 사실상 “시한부 운영”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한국GM의 내수 판매량은 1만554대로, 전년 동기(1만7270대) 대비 약 39% 급감했다. 노조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과 전기차 라인업 부족이 겹치며 판매가 급격히 줄었다.
GM은 최근 국내 직영 서비스센터와 부평공장 일부 유휴 자산을 매각하기로 하면서 철수설에 더욱 불을 지폈다. 업계 관계자는 “본사 중심의 수동적 운영 구조 때문에 한국GM은 자체적인 성장 전략을 세우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발 고율 관세, 한국GM 수출 ‘직격탄’

한국GM 철수설의 불씨는 미국의 고율 관세 정책에서 비롯됐다. 현재 한국GM은 전체 생산량의 약 80%를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으며,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가 수출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부터 이어진 고율 관세 조치로 인해 수출 경쟁력이 급격히 악화됐다. 이에 따라 GM은 생산 효율성 확보와 비용 절감을 위한 자산 매각 및 구조조정에 착수했으며, 이 과정에서 “한국 사업 철수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출 중심 구조가 유지되는 한, 미국 통상 정책 변화는 한국GM의 생존 여부에 직결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계 브랜드, 장기 전략 부재

포드코리아와 한국GM 모두 공식적으로 “한국 시장 철수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두 브랜드 모두 공통적으로 장기적인 성장 전략의 부재가 문제라고 보고 있다.
한 자동차 전문가는 “전기차 전환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단기 실적 중심의 운영만으로는 한국 시장에서 생존이 어렵다”며 “현지 생산 기반 강화, 전동화 라인업 확충, 서비스 품질 개선 등의 실질적 투자 없이는 위기감이 반복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결국 포드와 한국GM의 향후 행보는 단순한 ‘철수 여부’를 넘어, 한국 시장에서 어떤 비전으로 장기 생존력을 증명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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