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넥쏘 독주에 혼다·BMW 가세
도요타는 라인업 확장, 글로벌 경쟁 치열
인프라 부족 해결 없인 대중화 ‘아직 요원’

현대차는 여전히 글로벌 수소차 시장의 선두주자다. 에너지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수소차 등록 1만 2,866대 가운데 현대차 넥쏘와 일렉시티는 총 3,836대를 차지하며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도요타 미라이와 크라운(1,917대)이 뒤를 이었지만 격차는 컸다.
특히 올해 6월 7년 만에 풀체인지된 신형 넥쏘는 내수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1~9월 누적 판매량은 4,148대로 전년 동기 대비 73.1% 증가했다. 연예인 유재석을 모델로 내세운 공격적 마케팅, 전작 대비 확 달라진 외관과 업그레이드된 사양 등이 흥행의 요인으로 꼽힌다.
혼다·BMW, 수소차 시장 재도전

한동안 현대차·도요타의 양강 체제였던 시장에 새로운 경쟁자가 진입했다. 혼다는 GM과 공동 개발한 2세대 연료전지 시스템을 적용해 CR-V 기반 수소차를 내놨다. 과거 클래리티 단종으로 시장에서 철수했던 혼다가 재진입한 것이다. 오는 2027년에는 3세대 시스템을 탑재한 양산형 모델도 선보일 계획이다.
BMW 역시 도요타와 공동 개발한 연료전지 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베스트셀링 SUV인 X5의 수소 버전을 2028년 양산한다. 이미 프로토타입 iX5 하이드로젠을 공개한 바 있어, 시장 기대감이 크다.
도요타도 세단 미라이 외에 크라운을 수소차 라인업에 추가하며 선택지를 넓혔다. 이처럼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이 하나둘 뛰어들며 ‘선택지 부족’이라는 수소차 시장의 고질적 한계가 완화될 조짐을 보인다.
충전 인프라, 여전히 대중화의 걸림돌

그러나 수소차 대중화의 핵심 과제는 여전히 인프라다. 올해 3월 말 기준 전국 수소충전소는 242곳에 불과하다. 단순 계산만 해도 충전소 1곳당 159대를 감당해야 하는 수준이다. 충전 자체는 5분 남짓으로 빠르지만, 압력 충전 과정에서 대기 시간이 길어져 오히려 불편하다는 불만도 나온다.
또한 설치·운영 비용 부담으로 신규 충전소 확산 속도도 더딘 편이다. 이런 점 때문에 업계 관계자들은 “수소차는 주행 중 물만 배출하는 완전 친환경차라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충전 인프라 확충 없이는 전기차에 밀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수소차, 전기차 대세 속 틈새 공략할까

전 세계 친환경차 시장은 전기차가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하지만 전기차의 긴 충전 시간과 배터리 자원 문제를 고려할 때, 수소차는 분명 보완적 대안으로 주목받는다. 특히 장거리 운행이나 대형차량 부문에서는 수소차가 더 유리할 수 있다.
현대차와 도요타에 이어 혼다, BMW까지 가세하면서 수소차 시장은 분명 커지고 있다. 다만 충전 인프라 확충과 대중 인식 개선 없이는 ‘완전한 친환경차’라는 장점을 살리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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