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 세닉, 출시 두 달 만에 판매 부진
현대·기아·BYD와 가격·상품성 경쟁 밀려
국내 전기차 시장 완판 목표 달성 불투명
르노코리아가 지난 8월 국내 시장에 내놓은 ‘세닉 E-Tech 100% 일렉트릭’이 초반부터 판매 부진을 겪고 있다. 한정판 개념으로 999대만 수입해 사전계약 단계에서 완판을 기대했지만, 첫 달 판매량은 고작 38대에 불과했다. 9월 현재까지 누적 판매량도 100여 대에 머물고 있어 당초 기대와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경쟁 차종 대비 가격·상품성 열세
업계에 따르면, 세닉은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자들과의 비교에서 밀리고 있다. 현대차 아이오닉 5와 기아 EV6는 세닉보다 크기와 편의사양, 주행거리에서 앞서는 동시에 가격도 더 낮거나 비슷하다. 아이오닉 5는 4,740만원부터, EV6는 4,660만원부터 시작해 세닉 대비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다.
최근 중국 BYD가 내놓은 ‘씨라이언 7’ 역시 4,490만원의 가격에 사전계약 1,000대를 달성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이러한 시장 상황은 세닉의 부진을 더욱 뚜렷하게 만든다.
세련된 디자인과 안정적 주행 성능
세닉 자체의 상품성이 부족한 것은 아니다. 전용 전기차 플랫폼 ‘AmpR Medium’을 기반으로 제작됐으며, 전장 4,470mm, 휠베이스 2,785mm로 실내 공간도 패밀리카로 무난하다. 최고 출력 220마력, 최대토크 300Nm 전기 모터와 LG에너지솔루션의 87kWh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시 최대 460km 주행이 가능하다.
안전·편의사양 역시 대거 탑재돼 실속 있는 구성을 갖췄다. 하지만 시장은 가격과 효율, 브랜드 경쟁력이 결합된 차종을 더 선호하고 있다.
치열한 경쟁 속 르노의 시험대
국내 전기차 시장은 현대차·기아의 공세, BYD의 가격 전략, 수입 프리미엄 브랜드의 프로모션 강화로 경쟁이 치열하다. 이런 가운데 세닉은 999대 한정 판매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현재 판매 추세로 볼 때 목표 달성은 쉽지 않아 보인다. 르노코리아가 추가 프로모션이나 가격 조정 등 전략적 대응을 하지 않는다면, 세닉은 단기간에 소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