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판매 7만8천 대… 전년 대비 11.4% 감소
G80·GV80, 10~26% 줄며 주력 모델도 부진
벤츠·BMW 할인 공세, 가격 역전 현상 심화

현대자동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올해 들어 판매 부진을 겪고 있다. 가격 인상과 수입차 브랜드들의 공격적 할인 공세가 겹치면서 국내 시장에서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1~8월 국내에서 7만8,652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기 대비 11.4% 감소했다. 같은 기간 현대차 전체 내수 판매가 2.1% 늘어난 것과는 대조적이다. 아반떼, 팰리세이드 등 주력 모델이 최대 200% 가까이 판매를 늘린 것과 달리, 제네시스의 G80·GV80 등 주요 차종은 10~26% 역성장을 기록했다.
수입차는 두 자릿수 성장

반면 수입차는 같은 기간 19만2,514대가 판매돼 전년 대비 13.3% 증가했다. BMW는 8.1%, 메르세데스-벤츠는 4.3% 성장했고, 아우디(34.3%), 포르쉐(41.7%), 렉서스(14.9%) 등도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했다. 특히 테슬라는 55% 급증한 3만4,543대를 판매하며 프리미엄 시장 확대에 기여했다.
가격 경쟁력 상실, ‘역전’ 현상 뚜렷

문제는 가격이다. 과거 제네시스는 벤츠·BMW보다 1,000만~2,000만 원 저렴하게 책정해 경쟁력을 확보했지만, 최근 연식 변경 때마다 200만 원 가까이 인상되며 상황이 달라졌다.
대표적으로 G80 2.5 가솔린 터보 AWD 모델은 6,179만 원, 블랙 트림은 8,149만 원으로 책정돼, 벤츠 E클래스보다 평균 1,500만 원 비싸다.
반면 벤츠는 국내 출시된 11세대 E클래스에 대해 최대 18% 할인 프로모션을 적용, 엔트리 모델인 E200 아방가르드를 1,350만 원 할인된 6,150만 원에 구매할 수 있다. 이로써 G80은 물론 BMW 5시리즈와 비교해도 벤츠가 더 저렴하게 형성되는 가격 역전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업계 평가와 전망

업계 관계자는 “제네시스가 최근 인기에 힘입어 가격을 과도하게 올린 반면, 수입차 브랜드는 할인 공세로 소비자를 끌어들이고 있다”며 “결국 국산 프리미엄 브랜드가 해외 프리미엄 브랜드에 역공을 당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향후 제네시스는 하이브리드를 추가해 상품성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 역시 가격을 상승시키는 요인이기 때문에 합리적인 가격 책정이 더 중요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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