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7~8월 연속 4000대 수준 판매 그쳐
BMW는 월 6000대 꾸준, 누적 1만 대 격차
전기차 화재·딜러 파업·재고난 겹쳐 악재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오랜 기간 BMW와 ‘양강 구도’를 형성해 온 메르세데스-벤츠가 올 하반기부터 판매 부진에 직면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벤츠는 7월 4472대, 8월 4332대를 판매하며 두 달 연속 4000대 수준에 머물렀다. 이는 월 6000대 이상을 꾸준히 기록 중인 BMW와 뚜렷한 대조를 보인다.
올해 1~8월 누적 판매량에서 BMW는 5만1228대로 1위를 달리고 있으며, 벤츠는 4만1379대를 기록해 격차가 약 1만 대로 벌어졌다. 특히 벤츠의 감소분이 테슬라의 판매 증가분과 맞물리면서, 순위 경쟁이 BMW보다는 테슬라와 더 가까워지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판매 부진의 복합적 원인

벤츠코리아 측은 전반적인 경기 침체와 여름철 비수기, 그리고 연식 변경 모델 대기 수요와 인기 차종(E-클래스 등) 재고 부족을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았다. 하지만 업계는 지난해 발생한 벤츠 전기차 화재 사건으로 인한 브랜드 이미지 실추도 장기적인 악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한다.
더불어 BMW, 렉서스, 볼보, 아우디 등 경쟁 브랜드들이 신차를 적극적으로 출시하면서 소비자들의 선택지가 넓어진 점도 벤츠 이탈 요인으로 지목된다.
딜러사 파업, 소비자 불안 가중

벤츠의 국내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 노조의 장기 파업도 뼈아픈 리스크로 작용했다. 노조는 △저성과자 순환근무 폐지 △선수당 할인 제도 폐지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한 달 넘게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로 인해 판매망뿐만 아니라 A/S 서비스까지 흔들리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선수당 할인’을 둘러싼 무리한 영업 구조와 인센티브 체계가 파업의 도화선이 된 것으로 전해진다.
하반기 대응 전략

벤츠코리아는 남은 하반기 시장 회복을 위해 인기 모델에 신규 트림을 추가하고 신차를 대거 선보일 계획이다. 지난달에는 E-클래스(E 200 AMG 라인, E 450 AMG 라인)와 S-클래스(S 450 4MATIC 스탠다드 휠 베이스)에 새로운 트림을 출시했다. 또한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L, 메르세데스-AMG CLE 53 4MATIC+ 쿠페 등 고급 라인업을 순차적으로 선보이며 판매 반등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결국 판매량을 좌우하는 것은 E-클래스 같은 볼륨 모델이고, 모델 Y의 인기는 날로 올라가고 있어 자칫 테슬라에 판매량을 따라잡힐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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