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4만8천 대 생산…‘고질라’ 시대의 종언
CEO “GT-R 언젠간 돌아올 것, 기다려달라”
R36, 전기차냐 하이브리드냐 아직 미정

닛산이 일본 토치기 공장에서 마지막 R35 GT-R을 생산하며 18년에 걸친 긴 여정을 마무리했다. 이번에 생산된 최종 모델은 미드나이트 퍼플 컬러의 프리미엄 에디션 T-Spec으로, 일본 고객에게 인도될 예정이다.
2007년 도쿄모터쇼에서 첫선을 보인 R35는 ‘슈퍼카 킬러’라는 명성을 얻으며 전 세계 자동차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닛산은 이날 “이별이 아니라 잠시의 작별”이라며 GT-R의 명판이 언젠가 돌아올 것임을 약속했다.
18년간 이어진 ‘고질라’의 기록

R35 GT-R은 총 약 4만8천 대가 생산됐다. 엔진은 요코하마 공장에서 9명의 장인 ‘타쿠미’가 직접 손으로 조립했으며, 각 엔진에는 제작자의 이름이 새겨진 플라크가 붙었다.
초기 모델의 3.8리터 VR38DETT 트윈터보 V6 엔진은 473마력으로 시작했으나, 최신 업데이트에서는 562마력, 고성능 니스모 버전에서는 600마력까지 끌어올렸다. 뉘르부르크링 랩타임은 2007년 7분 38초에서 2013년 7분 08.679초로 단축되며 ‘슈퍼카 킬러’라는 별명을 입증했다.
레이스와 도로 위를 장악한 슈퍼카 킬러

R35는 단순한 로드카를 넘어 모터스포츠에서도 활약했다. 일본 슈퍼 GT 챔피언십 GT500·GT300 클래스, 블랑팡 GT 시리즈 Pro-Am, 배서스트 12시간 내구 레이스, 슈퍼 타이큐 시리즈 등에서 우승을 거머쥐며 ‘고질라’의 명성을 이어갔다. 닛산은 R35를 “궁극의 그랜드 투어러”로 정의하며, 성능과 승차감, 정교한 마감 품질을 모두 갖춘 모델이라 강조했다.
R36, 전기차냐 하이브리드냐

닛산 CEO 이반 에스피노사는 성명에서 “R35는 자동차 역사에 잊지 못할 발자취를 남겼다. 하지만 GT-R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GT-R은 아무 차에나 붙일 수 있는 배지가 아니며, 정말 특별한 차에만 허용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팬들의 기대에 부응할 진정한 후속작을 내놓겠다”고 덧붙였다.
R36의 구체적인 방향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2023년 하이퍼 포스 콘셉트에서 고성능 전기 파워트레인과 전고체 배터리가 제시되었으나, 최근 제품 기획자 히로시 타무라는 “완전 전기차가 아니라 고객 수요에 따라 하이브리드로 갈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닛산이 전동화와 전통적 퍼포먼스 사이에서 신중히 길을 모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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