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포니.AI 기술 탑재 차량, 서울 도심서 안정적 주행 실증
중국 자율주행 기업, 데이터·규모의 경제로 국내 시장 공략
전문가 “빅데이터 해외 유출·보안 리스크 관리 체계 시급”

지난 18일, 기자가 동승한 포니링크 자율주행 차량은 강남·서초대로와 논현동 골목길을 오가며 안정적인 주행을 선보였다. 차량은 과속방지턱 구간에서 속도를 15km/h까지 낮추고, 신호등이 노란불로 바뀌자 자연스럽게 제동하는 등 숙련된 운전자 같은 움직임을 보였다.
특히 횡단보도 앞에서는 보행자가 완전히 벗어날 때까지 정지하는 등 국내 도로교통법도 완벽히 따르는 모습이었다. 안전요원은 40분 주행 동안 어린이보호구역 외에는 직접 개입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중국 기업, 국내 로보택시 시장 공략 가속화

포니링크는 중국 포니.AI의 기술을 바탕으로 운영된다. 포니.AI는 이미 베이징·상하이 등 1선 도시에서 자율주행 허가를 취득했고, 1,400명 규모 R&D 인력을 갖춘 대표적 중국 자율주행 기업이다. 이들은 올해 강남에서 운행 차량을 10대까지 늘리고 연내 로보택시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자율주행 버스와 35톤급 로보트럭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비슷하게 바이두도 2022년 완전 무인 로보택시 상용화에 성공해 우한, 충칭 등에서 약 1,000대를 운영 중이다. 누적 탑승은 이미 500만 건을 넘어섰다. 중국 기업들의 빠른 확산 속도는 국내 기업 대비 압도적인 데이터 확보 능력을 기반으로 한다.
국내 기업 뒤처질 위기

업계는 중국계 로보택시 확산이 국내 기업의 입지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카카오모빌리티가 보유한 택시 면허 1,000여 개가 중국 기술 기반 로보택시로 전환될 경우, 국내 자율주행 스타트업은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데이터 측면에서도 차량이 도로를 달리며 수집하는 모든 정보가 ‘규모의 경제’를 통해 방대하게 축적될 수 있다. 이는 결국 중국 기업의 학습 및 기술 고도화에 활용돼 국내 기업의 도태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보안·데이터 유출 리스크 관리 시급

중국계 로보택시가 ‘움직이는 CCTV’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통 상황뿐만 아니라 지리 정보, 개인 이동 데이터까지 수집할 수 있어 보안 문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은 중국·러시아산 자율주행 하드웨어·소프트웨어를 금지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자율주행이 자동차 산업이라는 기간산업과 직결되는 만큼, 통신·전력 분야처럼 외국 기업의 진입을 제한하거나 강력한 데이터 관리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국내 빅데이터를 해외에 넘기면 개인정보 보호에 구멍이 생길 수 있다”며 원천 기술 확보와 보안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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