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7월 신규등록 4,472대…한 달 새 1,500대 급감
E-클래스 판매 반토막, BMW와의 격차 7,700대 이상
화재·품질 논란 이후 이미지 타격, 프리미엄 리더십 흔들

메르세데스-벤츠가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부진한 성적을 보였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집계에 따르면, 7월 벤츠 신규등록대수는 4,472대로 6월보다 1,500대 이상 줄어들며 25.9% 감소했다. 올해 1월(3,790대)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월간 실적이다. 전통적으로 BMW와 1위를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던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주력 모델 E-클래스, 판매량 ‘반토막’

감소세는 특히 주력 볼륨 모델인 E-클래스에서 두드러졌다. 7월 E-클래스 판매량은 1,350대로 전월 대비 47.5% 줄어들며 올해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 1~7월 누적 판매는 1만4,778대로 여전히 벤츠 전체 판매의 약 40%를 차지하지만, 주력 모델 부진이 전체 실적 하락을 견인하고 있는 셈이다. 반면 S-클래스, GLS, 마이바흐 등 최상위 라인업은 판매량이 오히려 증가해 럭셔리 세그먼트에서 입지를 유지했다.
BMW와 격차 확대…품질 논란 여파도

BMW는 올해 1~7월 누적 4만4,770대를 판매하며 수입차 시장 1위를 굳히고 있다. 벤츠는 같은 기간 3만7,047대를 기록해 두 브랜드 간 격차는 7,700대 이상으로 벌어졌다. 단기적으로는 여름휴가철과 분기 마감 이후의 계절적 요인, 장기적으로는 소비자 신뢰 하락이 부진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지난해 8월 발생한 EQE 350+ 전기차 화재 사건 이후 벤츠코리아가 명확한 품질 개선 대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기존 할인·프로모션 전략에 의존한 점이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줬다. 중국산 배터리 논란까지 겹치며 ‘프리미엄’ 가치가 약화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브랜드 네임보다 ‘성능·안전·가성비’ 시대

업계 전문가들은 국내 소비자들의 구매 기준이 변화했다고 분석한다. 과거 벤츠가 2016~2022년 7년간 국내 수입차 판매 1위를 지켰지만, 최근에는 성능·안전성·가격 경쟁력 등 복합적인 요소를 충족하지 못하면 선택받기 어려운 환경이 됐다는 것이다.
지난해 벤츠코리아 매출은 5조6,882억 원, 영업이익은 1,575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8.3%, 34.2% 감소했다.
향후 벤츠가 브랜드 이미지를 회복하고 BMW와의 격차를 좁히려면 단기 프로모션이 아닌 장기적인 품질·서비스 혁신 전략이 필수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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