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비 규제 완화에 대형 SUV·트럭 ‘부활 조짐’
‘빅3’ CEO들 내연기관 차량 확대 예고… 수익 중심 전략
EV 전략 흔들… 단기 이익 택한 자동차 업계의 전환점

2025년 미국 자동차 산업은 규제와 정책 변화에 따라 급격히 재편되고 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평균연비(CAFE)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제조사에 부과되던 벌금 규정 철폐를 단행하면서 대형 SUV 및 픽업트럭을 중심으로 한 내연기관차량(ICE)의 부활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GM, 포드, 스텔란티스 등 미국 ‘빅3’ 자동차 제조사는 고수익 내연기관 중심의 제품 전략으로 빠르게 선회하는 모습이다.
- 스텔란티스 CEO 안토니오 필로사는 “추가 수익이 상당할 것”이라고 밝혔고,
- GM CEO 메리 바라는 실적 발표에서 “EV가 아닌 ICE 차량을 더 오래 팔 수 있는 기회”라고 언급했다.
- 포드 CEO 짐 팔리도 “앞으로 수년간 수십억 달러 수익 기회가 될 것”이라며 반겼다.
전기차 전환 ‘잠시 멈춤’… 실리 중시한 전략 변화

그간 미국 완성차 업체들은 EV 전환을 위해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왔다.
- GM은 2035년 EV 전환 완성을 선언한 바 있고,
- 포드는 3열 전기 SUV를 캐나다에서 생산할 계획이었다.
- 스텔란티스는 8기통 헤미(HEMI) 엔진을 단종시키고 차세대 닷지 차저를 전기차로 출시했다.
하지만 EV 수요 정체와 고비용 문제에 부딪힌 이들은 기존 내연기관 차량으로 수익성 확보에 집중하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스텔란티스는 곧 가솔린 ‘식스팩’ 엔진을 탑재한 새로운 차저를 공개할 예정이며, 포드는 캐나다 공장을 전기 SUV 대신 대형 트럭 생산지로 전환한다. GM은 2035년 EV 전환 계획에 대해 더 이상 언급하지 않고 있다.
미국 소비자는 여전히 ‘큰 차’를 원한다

시장 환경도 내연기관 중심 전략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미국 소비자들의 대형차 선호는 여전하며, 실제 판매량에서도 대형 SUV와 트럭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가 말하길 “미국인들은 큰 차를 좋아한다”며 “얼마나 많은 대형 SUV를 더 만들어낼 수 있을지 실험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다만 그는 EV 개발 투자가 멈추면 기술 경쟁력과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미국이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도 덧붙였다.
EV는 포기 아냐… 하지만 우선순위는 내려간다

현재로서는 자동차 업체들이 EV 개발을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다. 다만, 규제 완화와 고수익 내연기관(ICE) 차량 수요를 감안할 때, EV 투자는 잠정 보류되거나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
GM, 포드, 스텔란티스 모두 공통적으로 EV에 대한 투자 방향은 유지하지만, 단기 수익 창출을 위해 내연기관 중심의 전략에 무게를 두고 있는 상황이다. 다소 주춤한 전기차 판매량은 전동화 전환에 대한 회의감을 불러왔고, 대형 내연기관 차량이 수익 면에서 더 유리하다는 판단이 작용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미국의 연비 규제 완화는 자동차 산업의 판도를 다시 내연기관 중심으로 되돌려놓고 있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제조사의 수익 개선에 도움이 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기후 변화 대응과 EV 산업 경쟁력 확보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업계는 변화하는 환경에 따라 EV 전략과 내연기관 전략을 병행하며 유연한 대응이 필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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