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전환의 승자, 캐딜락
독일 브랜드 제치고 美 럭셔리 EV 시장 1위
제품 다변화로 신규 고객 유입 성공

전통적으로 BMW, 메르세데스, 아우디가 지배하던 프리미엄 시장에서 캐딜락이 미국 내 EV 분야만큼은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초기 ‘리릭’의 결함으로 위기를 겪었으나, 이후 리릭-V, 옵틱, 비스틱, 에스컬레이드 IQ, 셀레스틱 등 다수의 신모델을 발표하며 포트폴리오를 넓혔다.
각각 300마일 이상의 주행거리, 고급 소재와 디자인, GM 최신 소프트웨어 기술을 갖춘 이 전기 SUV들은 소비자의 관심을 빠르게 끌어모았다.
고급스럽지만 가격은 경쟁력… GM 스케일의 힘

캐딜락의 성공 요인은 GM의 대량 생산 기반과 울티엄 플랫폼 활용이다. 전기차 전환을 단순한 파워트레인 변경이 아닌, 브랜드 리포지셔닝의 기회로 삼았다. 내연기관 시절 존재감이 약했던 XT5, XT6는 사라지고, 그 자리를 감각적인 EV SUV들이 메우고 있다.
에스컬레이드는 여전히 수익 중심 모델로 군림하면서 전기차 버전도 동시에 운영된다. 대부분 트림이 300마일 이상을 주행하며, 슈퍼크루즈 운전자 보조 기능도 기본 탑재되어 경쟁 모델 대비 기술적 우위도 확보했다.
신규 고객층 유입… 젊고 소득 높은 소비자에게 어필

판매 데이터를 보면 캐딜락 EV 구매자의 71%는 기존 타 브랜드 고객이다. 그만큼 전기차를 통해 신규 유입에 성공했다는 의미다. 비스틱, 에스컬레이드 IQ의 구매자 평균 연령은 47~48세로, 프리미엄 SUV 시장에서 상당히 낮은 수치다.
또한 이 고객층은 전통적인 캐딜락 고객보다 높은 소득 수준을 보이며 브랜드 이미지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거의 모든 세그먼트에서 경쟁력 있는 EV를 제공할 수 있는 브랜드는 지금 캐딜락뿐”이라는 분석도 있다.
충전 성능과 패키징 효율은 한계… 경쟁 본격화 앞두고 고비 맞아

하지만 캐딜락의 미래가 순탄하지만은 않다. GM EV의 단점 중 하나는 빠르지 않은 충전 속도와 경쟁사 대비 무거운 차체다. 대부분 프렁크(전면 수납공간)가 없을 정도로 패키징 효율도 낮다. 이와 같은 약점은 2025~2026년부터 본격 출시될 BMW의 ‘노이에 클라쎄’와 메르세데스의 MMA 플랫폼 차량들이 보완해 등장할 예정이어서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또한 중국 브랜드들의 진출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캐딜락은 이 시기를 앞두고 기술 개선과 경량화 작업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으며, 소프트웨어 영역에서도 테슬라와 리비안을 따라잡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기차 시대, 한때 침체됐던 캐딜락은 다시 중심 무대에 올랐다. 앞으로도 선두 자리를 지키기 위해선 기술적 개선과 함께 브랜드 감성 유지, 고객층 관리가 중요할 전망이다. 한 가지는 분명하다. 캐딜락은 더 이상 ‘옛날 차’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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