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테슬라 차세대 AI 칩 22.7조원 규모 수주
LG엔솔도 6조원 가까운 LFP 배터리 공급 계약
K배터리·K반도체 미국 내 입지 강화”

삼성전자가 테슬라와 체결한 22조7,647억 원 규모의 반도체 파운드리 공급 계약은 단일 계약 기준 역대 최대급으로, 2033년까지 10년에 걸쳐 AI 칩을 생산하게 된다. 생산지는 내년 가동 예정인 미국 텍사스 테일러 파운드리로, 2나노미터(㎚) 첨단 공정이 적용될 예정이다.
해당 AI 칩은 테슬라가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용 ‘AI4·AI5·AI6’ 시리즈 가운데 차세대 ‘AI6’ 칩이며, 완전자율주행(FSD) 기능 구현의 핵심이다. 일론 머스크 CEO는 X(옛 트위터)를 통해 직접 계약 사실을 밝히며 “삼성 텍사스 신공장은 AI6 전용 생산에 전념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계약은 테슬라가 TSMC와 삼성을 병행 선택해 공급망 리스크를 줄이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현재 삼성은 AI4 칩을 평택에서, TSMC는 AI5 칩을 대만 및 애리조나에서 생산 중이다.
LG엔솔, 역대 최대 5.9조 계약… ESS 시장 ‘선점’

LG에너지솔루션도 5조9,442억 원 규모의 LFP 배터리 공급 계약을 발표하며 화제를 모았다. 계약 기간은 2027년 8월부터 3년간이며, 이는 LG엔솔 역대 최대 단일 공급 계약이다. 비록 공식 계약 상대는 비공개지만, 업계는 “테슬라의 ESS(에너지저장장치)용 공급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로이터 역시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LG에너지솔루션이 테슬라의 ESS 프로젝트에 LFP 배터리를 공급한다”고 보도했다. 이는 테슬라가 앞서 미국 내 공급망 확보를 공언한 바 있어, 중국산 배터리 대신 한국산 배터리를 선택한 결과로 해석된다.
LG엔솔은 올해 5월부터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 공장에서 LFP 배터리 양산을 시작했으며, 이는 북미에서 유일한 현지 ESS용 LFP 생산 라인으로 알려져 있다. 당초 애리조나 신규 공장에서 생산할 예정이었으나, 불확실성에 따라 기존 공장 생산라인 전환으로 전략 변경했다.
미국 내 현지 생산 전환 가속… ‘K-공급망’ 입지 확대

이번 삼성·LG의 수주를 계기로, 미국 내 K반도체·K배터리 공급망 입지 확대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국 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자국 우선주의 기조 속에서, 국내 기업들이 현지 투자와 생산 전환을 신속히 진행한 결과로 풀이된다.
삼성은 평택에 이어 텍사스 테일러에 2나노 공정 설비를 구축 중이고, LG엔솔도 미국 내 LFP 배터리 생산 체계의 선도자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LFP는 현재 CATL·BYD 등 중국 업체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저가형 배터리로, 국내 기업이 본격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중국 배터리 6개사의 글로벌 점유율은 74%에 달하며, 이는 LFP 배터리의 급속한 확산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LG뿐만 아니라 삼성SDI·SK온도 LFP 생산 확대에 나서며 본격적인 ‘K-LFP’ 경쟁이 시작될 전망이다.
관세 협상 앞두고 국내 기업 기술력 ‘입증’

한미 간 관세 협상 시한(8월 1일)을 앞둔 시점에서 발표된 이들 대형 수주는 한국 기업들의 기술력과 미국 내 신뢰도를 높이는 신호탄이 됐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와의 협력 확대는 정치적 관세 협상에서도 긍정적 지표가 될 수 있다”며 “미국 내 추가 투자 및 공급 확대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결론적으로, 삼성과 LG는 각각 테슬라의 미래 전략 중심인 자율주행 AI 칩과 ESS용 LFP 배터리의 주력 파트너로 자리 잡으며, ‘K기술’이 미국 산업 인프라의 핵심 축으로 편입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는 향후 한미 통상 협상 및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 한국 기업들의 전략적 위상을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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