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일본·EU 자동차 관세 15%로 낮춰
현대·기아, 이미 일본차와 가격 격차 줄어
더 높은 관세 땐 가격경쟁력 상실 우려

2025년 7월 말 현재, 미국은 일본 및 유럽연합(EU)과 자동차를 포함한 상호 관세율을 기존 25%에서 15%로 인하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주도한 통상 전략의 일환으로, 자동차 품목에도 예외 없이 동일한 세율이 적용되는 방향으로 결정됐다.
반면 한국은 현재까지 관세 협상에서 뚜렷한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자동차 산업계는 협상 마감 시한인 8월 1일까지 15% 수준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현대차와 기아를 중심으로 미국 내 가격 경쟁력을 잃고 시장 점유율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미 사라진 가격 우위… 현대차-기아, 일본차보다 비싼 모델도

과거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와 기아는 도요타와 혼다보다 평균적으로 수천 달러(수백만 원) 저렴한 가격으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간 제품 품질과 브랜드 가치 향상을 통해 ‘제 값 받기 전략’을 지속한 결과, 가격 차이가 사실상 사라졌다.
중형 세단 시장의 경우:
- 도요타 캠리: $28,700 ~ $36,425
- 혼다 어코드: $28,295 ~ $30,560
- 현대 쏘나타: $26,650 ~ $36,745
- 기아 K5: $27,190 ~ $34,690
소형 SUV 시장에서도:
- 도요타 RAV4: 최고가 약 $42,355
- 혼다 CR-V: 최고가 약 $42,495
- 현대 투싼: 최고가 약 $42,970
- 기아 스포티지: 최고가 약 $45,785
특히 기아 스포티지는 동일 세그먼트 일본차보다 3,000달러(약 417만 원) 이상 비싸 미국 소비자에게 가격경쟁력에서 밀릴 위험이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이브리드차 수출에 직격탄… 국내 생산 물량 비중 높아

하이브리드차의 경우, 내연기관 모델과 달리 대부분이 한국에서 생산되어 미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최근 미국 내 하이브리드차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가운데, 한국산 차량에 더 높은 관세가 부과될 경우 수출 감소는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현대차는 미국 조지아주에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세워 지난해부터 가동 중이지만, 하이브리드 생산은 2026년 이후 본격화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당장 1~2년간 관세 인상의 충격을 흡수하기는 어려운 구조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브리드 중심의 한국차가 더 높은 관세를 적용받는다면 일본과의 가격차 없이도 시장 점유율이 급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도 ‘불리한 조건’…

현대차그룹이 전략적으로 육성 중인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 역시 관세 인상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다. 유럽차도 15% 세율로 관세 인하가 결정된 상황에서, 한국산 제네시스가 더 높은 세율로 불이익을 받게 되면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입지도 약화될 수밖에 없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이미 렉서스, 캐딜락과 동등한 가격을 받고 있는 제네시스의 가격이 더 오르게 된다면 미국 현지에서 독일 3사(BMW, 벤츠, 아우디)의 동급 차종보다 비싸질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아무리 제네시스의 품질이 올라갔지만 이정도 가격 상승은 판매에 악영향을 미치기 충분한 수준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제네시스의 현지 생산 비율을 높일지 현대차그룹의 행보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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