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美 판매량 57% 급증
현지 생산 검토 목소리 커져
하이브리드 수요 더 커질 것

기아의 대표적인 레저용 차량(RV)인 카니발이 미국 시장에서 전례 없는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미국 시장에 처음으로 하이브리드 트림이 추가된 이후, 소비자들의 관심이 급증했다. 기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미국 내 카니발 판매량은 3만3152대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57% 증가했다. 같은 기간 기아 전체 미국 판매 증가율이 8%였던 것과 비교하면, 카니발이 단연 독보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윤병렬 기아 IR팀장은 최근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하이브리드 카니발이 도요타 시에나가 장악하고 있던 미국 MPV 하이브리드 시장에서 23% 점유율을 기록하며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고 밝혔다.
관세 장벽에 부딪힌 한국 생산… 美 현지 생산 전환하나

하지만 이 같은 인기를 유지하기 위해선 관세라는 현실적인 장벽을 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 판매되는 카니발은 모두 한국에서 생산돼 수출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관세가 붙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 반면 도요타 시에나와 혼다 오디세이는 모두 미국 현지 공장에서 생산되며 관세 부담이 없다.
이에 따라 미국 시장 확대를 목표로 하는 기아는 생산 전략 조정에 나섰다. 김승준 재경본부장은 “미국에서 생산되는 물량은 미국 내 우선 공급을 원칙으로 삼고, 한국 생산분은 캐나다 등 다른 시장으로 돌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전략을 통해 수익성과 시장 점유율을 동시에 잡겠다는 포석이다.
9월 EV 보조금 폐지 이후 더 커질 하이브리드 수요

기아는 전기차 구매 보조금이 오는 9월 폐지될 예정이라는 점을 오히려 기회로 삼고 있다.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상대적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고, 카니발 하이브리드 모델을 핵심 전략 차종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현재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해 일부 시장에서 적시에 대응하지 못했다는 점도 기아 측은 인정하고 있다.
김 본부장은 “하이브리드 수요가 많은 상황에서 카니발은 여러 시장에서 요청이 몰리고 있지만, 공급 대응이 늦은 점이 있었다”고 밝혔으며, “하반기에는 이 같은 수요를 적극적으로 소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카니발·K4 앞세워 미국 시장 점유율 6% 도전

기아는 하반기 미국 시장 공략의 핵심 차종으로 카니발과 함께 K4를 지목했다. 특히 K4는 상반기 출시 직후부터 긍정적인 시장 반응을 얻고 있으며, 이 기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김 본부장은 “상반기에는 5.1% 수준이었던 미국 시장 점유율을 하반기에는 6%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 현지 생산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하이브리드 중심의 모델 전략, 공급망 조정, 수출 물량 재분배 등을 통해 관세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판매 확대를 노리겠다는 기아의 전략은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 하반기 글로벌 하이브리드 수요 확대가 예상되는 가운데, 카니발의 질주는 이제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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