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일렉트릭’ 개발 마무리
118kWh 대용량 배터리와 듀얼 모터 탑재
차량 소음 저감, 장거리 주행, 고속 충전까지

랜드로버가 드디어 브랜드의 플래그십 모델 ‘레인지로버’를 순수 전기차(EV)로 전환했다. 그러나 레인지로버의 DNA와 감성은 그대로 가져간다는 목표로 개발 막바지 단계에 돌입했다.
한편 레인지로버 전기차에는 프렁크(앞 트렁크)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결정은 단순한 공간 설계의 문제가 아니라, 고객 경험과 사용성에 대한 철저한 고민의 결과다.
차량 개발을 총괄한 린펠 오웬은 “왜 가장 더러운 차 앞부분에 기대어 짐을 싣고 싶겠느냐”고 반문하며, 프렁크가 실용적인 기능이라기보다는 형식적인 요소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랜드로버는 고객 조사를 통해 후방 적재 공간만으로도 충분하다는 피드백을 얻었으며, 전기차임에도 기존 모델과 동일한 짐 공간을 확보하는 데 집중했다. 이러한 선택은 단순한 수납을 넘어 프리미엄 SUV에 걸맞은 ‘고객 중심 설계’의 철학을 반영한 것이다.
배터리부터 충전까지, 모든 것이 새롭게

레인지로버 일렉트릭에는 118kWh 용량의 니켈-망간-코발트(NMC) 기반 배터리가 탑재된다. 셀 수는 총 344개(2층 구성), 배터리 팩은 자체 개발되었고 셀은 미공개 파트너사(BYD 추정)에서 공급받는다.
- 듀얼 모터 구성: 전후륜 각 1개씩, 총 404kW(약 550마력), 850Nm 토크
- 350kW급 DC 고속 충전: 10~80%까지 약 20분
- 22kW AC 충전, 양측 AC 포트 배치
- EPA 기준 주행거리: 480km 이상 예상
초정밀 가공된 모터는 0.2mm 이하 두께의 초박형 디스크를 더 많이 장착해 토크를 극대화하며, 실리콘 카바이드(SiC) 인버터 적용으로 에너지 손실을 40% 줄였다.
실용성과 오프로드, 정숙성까지

- 서스펜션: 트윈 챔버 에어 서스펜션 탑재, 오프로드 지형에서도 안정된 주행
- 회생제동 시스템: 원페달 주행 가능
- ThermAssist 열관리 시스템: 난방 효율 40% 향상, 극저온 조건에서도 효율적 작동
- 소음 제거 기술: 5채널 능동형 로드 노이즈 캔슬링 시스템 + EV 전용 사운드 제공
- 차량 중량: 약 2,500kg 전후 예상
특히 전기차로는 이례적으로 리어 스페어 타이어 장착, 사이드 스윙 테일게이트 유지 등 외형은 기존과 큰 차이 없이 유지됐다. 고객 피드백을 반영해 프렁크는 생략하고, 후방 적재 공간과 적재 높이는 그대로 유지했다.
레인지로버만의 고객 가치, EV로도 지속 가능할까?

전기차로 전환하면서도 고가 럭셔리 브랜드로서의 유지·보수 전략도 철저하다. 오웬 수석 엔지니어는 “배터리 수리보다 중요한 건 고객이 차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며 셀 단위 리퍼 작업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대신, 장기적인 부품 보유와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며, 관련 법률도 영국 및 주요 국가에서 정비 중이다.
랜드로버는 전동화 비전인 ‘리이매진 전략’에 따라 2030년까지 전 라인업 전기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레인지로버 스포츠 SV 같은 고성능 버전도 EV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
레인지로버 일렉트릭은 단순한 전기 SUV가 아닌, ‘전기화된 레인지로버’라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 브랜드의 상징성과 오너십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고도화된 전동화 기술을 더해 진화한 이 차량은 향후 럭셔리 전기 SUV 시장의 척도로 자리잡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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