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미국 관세 여파 울산 생산 라인 특근 취소
미국 수출 중심 전략에 차질…현지 생산 확대 한계 직면
트럼프의 25% 고율 관세 지속되며 가격 인상 가능성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이 7월 19일 예정돼 있던 제네시스 생산라인의 특근을 전면 취소했다. 취소 대상은 G70, G80, G90 등을 생산하는 울산 5공장 1라인과 GV70, GV80을 생산하는 2공장 1라인이다. 공장 측은 “재고 증가 및 백오더 감소, 그리고 미국 관세 정책 강화로 인한 판매 축소 우려가 특근 취소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는 생산 계획 조정 수준을 넘어, 제네시스 브랜드의 글로벌 공급 전략 전환 필요성을 시사하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특히 미국 시장 수출 비중이 높은 제네시스 입장에서는 25%의 관세가 구조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수출 비중 높은 제네시스, 관세 앞에 ‘고심’

제네시스는 대부분 모델을 국내에서 생산해 미국에 수출한다. 지난해 제네시스 글로벌 판매 약 23만 대 중 미국 판매는 약 7만 5,000대로, 전체 해외 판매의 75%를 차지한다. 하지만 이 중 현지 생산 비중은 2만 대 수준에 불과해 국내 생산분 약 5만 대가 고관세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2020년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GV70을 생산하기 시작했지만, 현지 생산 체제는 여전히 제한적이며, 다른 제네시스 모델에 대한 대응도 불완전하다. 이로 인해 장기적인 가격 경쟁력 확보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단기 실적 선방, 하지만 관세 폭탄은 ‘시간문제’

현대차그룹은 미국 내 재고를 사전에 대량 확보해 올해 상반기 미국 시장에서 비교적 견조한 실적을 냈다. 1~5월 미국 제네시스 판매는 3만 538대로 전년 대비 16.5% 증가했고, 이 중 현지 생산 GV70이 1만 3,000대 가까이 팔리며 실적을 견인했다.
하지만 사전 물량 효과가 끝나면서 재고는 소진되고, 이제부터는 관세 부담이 본격적으로 반영될 시기라는 분석이다. 현대차그룹은 당분간 가격 인상 없이 점유율 방어에 나설 방침이지만, 연식 변경을 빌미로 한 소폭 인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관세 인상과 직접 연결되진 않더라도, 수익성 확보를 위한 간접적인 가격 조정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한국 정부에 보낸 서한에서 8월 1일까지 상호관세 유예 연장을 언급했지만, 자동차는 예외로 25%의 품목관세를 계속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웬디 커틀러 전 미국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는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 품목에 대한 완화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는 현대차그룹이 기존 전략을 유지하기 어려운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 수 있으며, 실제로 제네시스 가격 인상 시점이 앞당겨질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현대차, 글로벌 전략 재편 논의 본격화

현대차그룹은 오는 7월 하순 글로벌 권역본부장 회의를 열고 미국 시장 대응 전략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다. 이 회의는 상·하반기 한 번씩 열리는 공식 회의로, 올해는 미국 관세 대응 방안이 가장 중요한 의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제네시스를 포함한 현대차 전기차 브랜드들의 현지 생산 확대 전략과 함께, 일부 모델의 북미 현지 전용화 등의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특히 관세로 인한 가격 불리함을 상쇄하기 위해, 현지 공장 투자 확대 및 수익성 기반 모델 재편 등이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결론적으로, 제네시스의 글로벌 확장 전략은 미국 관세라는 새로운 변수를 만나 중대한 기로에 섰다. 국내 생산 기반에 의존하는 현재 구조로는 관세 부담을 상쇄하기 어려운 만큼, 전략적 전환과 선제적 대응이 절실한 상황이다. 소비자 신뢰 유지와 브랜드 가치 방어를 위해, 현실적이고도 정교한 대응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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