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AMG, 전기차에 가짜 기어 변속 기능 도입
가상 엔진 사운드·진동 등으로 감성 주행 구현
1,340마력 AMG GT XX, 고성능 EV 전환 본격화

메르세데스-AMG가 전기차의 가장 큰 약점인 감성적 주행 요소를 보완하기 위해 가짜 기어 변속 기술을 본격적으로 도입한다. AMG는 최근 공개한 고성능 EV 콘셉트 ‘AMG GT XX’를 통해 내연기관차의 주행 감각을 최대한 모사하는 신기술을 선보였다.
AMG GT XX에는 패들 시프트를 활용한 가상 기어 체인지 기능이 탑재된다. 이 기능은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 5 N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실제 변속은 없지만 운전자에게 기어 단수가 변하는 듯한 착각을 주는 음향 및 진동 피드백을 제공한다.
마커스 셰퍼(Markus Schäfer) 메르세데스 그룹 기술 총괄은 “소리, 진동, 변속 감각이 운전자의 감성을 자극해야 진정한 AMG라 할 수 있다”며, 이 기술이 내연기관 팬들에게 전기차를 매력적으로 느끼게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AMG 특유의 감성과 고성능, EV에 통합

AMG는 GT XX의 프로토타입에 LED 헤드램프 내부에 장착된 스피커를 통해 가상 V8 엔진 사운드를 방출하는 시스템도 탑재했다. 셰퍼는 이 전기 파워트레인을 “우리가 만든 최고의 V8”이라고 표현하며, 실제 주행과 감성 양면에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AMG GT XX는 3개의 축류(액시얼 플럭스) 전기 모터를 탑재한다. 두 개는 후륜, 하나는 전륜에 장착되어 시스템 합산 출력이 무려 1,340마력에 달한다. 해당 모터는 영국의 야사(YASA)에서 공급받은 것으로, 고출력과 경량 구조를 통해 트랙 주행에서도 만족스러운 퍼포먼스를 보장한다.
셰퍼는 “고성능 EV는 단순히 출력 수치만 높다고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노이즈·진동·주행 질감까지 포함한 전반적 감각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내연기관 팬의 마음까지 잡는 전략

AMG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하드코어 V8 팬층’을 전기차로 끌어들이는 것이 핵심 과제라고 밝혔다. 실제로 일부 AMG 고객은 순수 전기차에 대한 감성적 결핍을 느끼며 구매를 주저하는 경향이 있다.
이 같은 배경 속에서 AMG는 단순한 전동화를 넘어 내연기관의 드라이빙 감각을 철저히 복제함으로써 브랜드의 정체성을 유지하고자 한다.
궁극적으로 AMG는 “속도와 성능” 이상의 가치를 담아낸 전기차를 통해 퍼포먼스 시장의 미래를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감성적 주행 경험이 강조되는 시대, AMG GT XX는 전기차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한 독일 브랜드의 실험이자 선언이다.
앞서가는 현대, 따라가는 벤츠

이미 현대자동차가 아이오닉 5 N의 N e-시프트 통해 먼저 선보인 가상 변속은 자동차 전문 매체들로부터 “전기차에 내연기관차의 감성을 입혔다”는 평가를 받으며 높은 완성도를 인정받았다.
가상의 변속 충격과 RPM 반응, 사운드까지 정교하게 구현된 이 기술은 전기차 주행의 재미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렸다는 호평을 받았다.
메르세데스-AMG처럼 전통의 프리미엄 브랜드가 뒤늦게 이 같은 기술을 도입하는 모습은, 한국 브랜드의 기술 리더십이 이제는 업계의 기준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