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모델 3·Y의 주행거리 소폭 증가
모델 3 가격 인상, 모델 Y는 가격 유지
중국 전기차 공세에 테슬라 성장 둔화

테슬라가 중국 시장 내 인기 모델인 모델 3 롱레인지 AWD와 모델 Y 롱레인지 AWD의 CLTC 기준 주행거리를 각각 753km, 750km로 상향 조정했다. 이번 변경은 배터리 용량 증대 없이 소프트웨어와 효율성 개선을 통해 이뤄졌지만, 모델 3의 경우 가격이 1,400달러(약 190만 원) 인상되며 소비자 부담이 커졌다.
반면 모델 Y는 주행거리가 719km에서 750km로 증가했음에도 가격은 기존 수준인 4만 3,700 달러(약 5,900만원)을 유지했다. 이러한 조치는 테슬라의 판매 둔화에 대한 응급 처방 수준으로 해석된다.
“너무 늦었고, 너무 약하다”… 현지 브랜드와의 격차 심화

테슬라의 이러한 변동은 샤오미 YU7 등 현지 경쟁 모델의 가파른 성장세 속에서 상대적으로 미미한 반응을 얻고 있다. YU7은 출시와 동시에 20만 건 이상의 사전예약을 기록하며 57~60주의 대기 기간까지 형성된 인기 모델이다. 반면 테슬라는 주문 후 1~3주 내 인도가 가능할 정도로 수요가 낮아진 상태다.
YU7은 더 저렴한 가격, AI 기반 가상비서, 고급 인테리어, 빠른 충전 속도(최대 1MW) 등을 갖추고 있어, 테슬라와의 스펙 격차를 실질적으로 벌리고 있다. 특히 중국 소비자들은 미니멀한 인테리어보다 화려하고 다양한 기능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 테슬라의 철학과는 거리가 있다.
CEO 리스크 영향 無, 로컬 브랜드에게 밀리는 형국

테슬라의 브랜드 이미지 하락은 서구권처럼 일론 머스크의 정치적 행보 때문이 아니다. 중국 소비자들은 머스크의 정치적 성향에 큰 관심이 없으며, 문제는 현지 감성과의 괴리에 있다.
중국 로컬 브랜드들은 소비자 취향을 철저히 반영한 내·외관 디자인, 고급 사양, ADAS(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를 포함한 안전성 기술 등을 빠르게 내놓으며 테슬라를 밀어냈다. 테슬라는 레이더·라이다 미적용, 간결한 인포테인먼트, 그리고 여전히 신차 출시가 지연되는 구조적 한계를 보이고 있다.
테슬라는 중국에서의 점유율 회복을 위해 주행거리 상향 같은 소규모 개선을 반복하고 있지만, 가시적 신차 출시가 전무하다는 점에서 반등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반면 BMW, 벤츠 등 유럽 브랜드는 중국 특화 디자인과 라인업으로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테슬라가 2022년을 정점으로 점차 판매 둔화를 겪고 있으며, 2025년 1분기에는 전년 대비 -0.3% 감소했다는 점은 이 같은 흐름을 입증한다. 실제로 테슬라가 글로벌 시장에서 한때 경쟁 우위를 점하던 요소들이 이젠 기술적·가격적·디자인 측면에서 모두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완전히 새로운 모델의 필요성

테슬라가 이번에 단행한 주행거리 상향과 가격 정책은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한 고육지책에 가깝다. 하지만 이미 시장 트렌드는 ‘다양성, 감성적 디자인, 기술 스펙’ 중심으로 빠르게 이동 중이며, 중국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만족시키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지금 테슬라에 필요한 것은 주행거리 40km 상승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모델과 현지화된 전략이다. 그렇지 않다면, 테슬라는 한때 세계 최대 EV 시장에서 주요 브랜드로서의 위치마저 위태로워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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