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전기차, 국내 시장 판매 확대
중고차·렌터카 시장까지 진출
정부 차원의 전략적 대응 필요

중국 전기차 브랜드들이 본격적으로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2024년 1~5월 중국산 전기차 신규 등록 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26.5% 증가했다. 이 같은 성장은 테슬라, 볼보와 함께 BYD 등 중국계 브랜드의 신모델 출시가 영향을 미쳤다.
중국 전기차의 국내 진출은 하반기에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특히 BYD는 준중형 SUV ‘아토3’에 이어 중형 세단 ‘씰’, 중형 SUV ‘씨라이언 7’을 연이어 출시할 예정이다. 이 중 씨라이언 7은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D세그먼트 SUV 차급에 해당돼 높은 수요가 기대된다.
가성비 앞세운 아토3, 수입 전기차 3위

BYD의 아토3는 올해 4월 출시 후 두 달 만에 1056대를 판매, 수입 전기차 중 판매 순위 3위에 올랐다. 3150만 원부터 시작하는 경쟁력 있는 가격이 주요 요인이다. 이는 같은 차급의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이나 기아 ‘EV3’보다 약 1000만 원 저렴하다.
BYD 외에도 중국의 주요 전기차 업체들이 한국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리자동차는 올해 2월 한국 법인을 설립했고, 중형 SUV ‘7X’가 첫 출시 모델로 거론된다. 이 밖에도 창안자동차, 립모터, 샤오미 오토 등도 국내 진출을 검토 중이다.
특히 최근 중국 전기차 업계는 과도한 출혈 경쟁으로 인한 막대한 재고와 빚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알려져 있어, 이를 타개 하기 위한 한국 시장 진출은 정해진 수순으로 해석되고 있다.
중고차·렌터카 시장까지 넘보는 중국 브랜드

중국산 전기차의 확산은 신차 시장에 그치지 않는다. BYD코리아오토는 1월 중고차 수입·유통 사업에 진출했고, 아토3는 제주 지역 렌터카 시장에도 공급되며 법인·영업용 차량(Fleet)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다.
이러한 확장은 전기차 보급 확대라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국내 완성차 업계에는 상당한 부담이다. 중국 브랜드들이 배터리·플랫폼·부품·충전 인프라 등 전방위적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있고, 다양한 차급에서 가격을 앞세운 공격적인 판매 전략을 구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지원 없인 산업 기반 흔들릴 수도

자동차업계는 중국 전기차의 확산에 따른 국내 산업 전반의 위기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중국이 자국 내 전기차 산업 육성을 위해 보조금과 세제 혜택, 충전 인프라 확대 등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을 지속해온 반면, 한국은 이에 상응하는 대응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R&D 투자 확대, 수소화물차 보조금 전액 국비 편성, 전기차 보조금 확대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세제 혜택 확대, 고부가가치 부품 개발 지원 등 전방위적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전기차 생태계를 국가 전략으로 육성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췄다”며 “우리 정부도 체계적인 지원을 통해 기업들의 기술 개발과 시장 대응에 숨통을 틔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국내 완성차 업체 역시 소비자 니즈를 반영한 유연한 라인업 구성과 가격 전략으로 시장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국산 전기차의 확산은 단순한 수입 확대를 넘어 한국 자동차 산업의 구조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앞으로의 성패는 정부의 정책적 리더십과 국내 기업들의 빠른 대응 전략에 달려 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