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 시장 대규모 구조조정 위기
1위 BYD 잠재 부채 60조원에 딜러 파산
정부 개입에도 회복 어려워 위기감 고조

중국 정부가 주도해온 ‘전기차 굴기’가 거대한 위기로 되돌아오고 있다. 작년 전기차 생산량은 1289만 대로 전년 대비 34% 증가했지만 내수 판매는 22% 증가에 그쳤다. 수요보다 앞선 과잉 생산은 가격 전쟁으로 번졌고, 결국 정부가 직접 개입해 주요 브랜드 대표들을 베이징으로 불러 자율 규제를 지시하는 사태까지 이어졌다.
자동차 업체들은 재고를 줄이기 위해 ‘0km 중고차’라는 편법까지 동원했지만, 가격을 낮춰도 판매는 쉽지 않다. 체리자동차는 전기차를 최대 47%까지 할인했고, BYD도 최대 34% 할인 판매를 단행했다. 이런 상황에서 원가 이하 판매가 지속되자, 자금력 약한 업체들은 줄줄이 도산하고 있다.
실제로 테슬라 대항마로 불리던 지웨자동차는 작년 말부터 공장과 매장 운영을 중단했고, 중국 전기차 1위 BYD마저도 공급업체에 미지급한 어음만 40조 원에 달할 수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회계 분석기관 GMT는 BYD의 숨겨진 부채가 최대 60조 원에 이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막지 못한 ‘가격 파괴’… 믿을 건 수출뿐?

중국 정부는 이미 2023년 테슬라, BYD, 지리 등 주요 업체와 ‘비정상적 가격 경쟁’ 자제 협약을 체결했지만, 독점금지법 위반 소지로 자진 철회하면서 시장 안정에 실패했다. 최근 다시 주요 경영진을 소환해 원가 이하 판매 중단을 요구했지만, 업계에서는 “이번에도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나온다.
과잉 생산을 해소하기 위한 수출 확대 노력도 난항을 겪고 있다. 미국 시장은 사실상 폐쇄됐고, 일본과 한국도 자국 산업 보호를 강화하고 있다. 최대 수출처였던 러시아는 지정학적 리스크로 불안정하고, 동남아도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알릭스파트너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는 16개의 신에너지차 브랜드가 퇴출되고 13개의 신규 브랜드가 진입하는 등 시장 자체가 요동치고 있다.
가격 중심 경쟁은 브랜드 가치와 소비자 신뢰도에도 타격을 줬다. “다음 주에 더 싸질지도 모르는데 왜 지금 사야 하나”는 불만이 중국 SNS에 확산되면서 소비자 심리 위축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런 불확실성은 품질과 AS에 대한 우려로까지 이어지며 시장 전반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있다.
공급망 붕괴 현실화… 딜러 파산도 줄이어

중국 전기차 시장의 위기는 단순한 재고 문제가 아니다. 가격 인하 압박은 부품업체에 대한 단가 인하로 이어지고, 이는 공급망 전체의 금융 위기로 연결된다. BYD는 지난해 일부 부품사에 과도한 단가 인하를 요구해 논란이 됐다. 비용 절감에 실패한 공급업체는 줄줄이 도산하거나, 딜러사들이 연이어 파산하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4월 이후 중국 두 개 성에서 BYD 딜러 그룹이 파산했다. 이처럼 판매망 붕괴는 기업 신뢰도 하락과 직결되며, 브랜드 전체에 악영향을 미친다. 중소 부품사의 도산은 조립 차질을 불러올 가능성도 있어, 연쇄적인 위기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BYD는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협력업체 대금 결제 기일을 60일 내로 단축하겠다고 밝혔지만, 이 역시 실적에 악영향을 주는 양날의 검이다. 일부 전문가는 BYD가 시장 독점을 노리고 가격 전쟁을 주도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JSC 오토모티브의 요헨 지베르트 대표는 “BYD는 경쟁자들이 모두 포기하는 독점 시장을 원한다”고 평가했다.
한국·현대차에는 반사이익?… “기능 중심 소비 늘 것”

중국의 가격 중심 전략이 무너지는 가운데, 한국 전기차 기업들에는 기회가 올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삼성증권 임은영 팀장은 “가격 경쟁이 줄어들고 중국 전기차의 가격 장점이 약화되면, 기능적 우위가 있는 현대차와 기아에는 긍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의 개입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이미 수요 둔화, 경쟁 격화, 브랜드 신뢰도 하락이라는 삼중고에 직면해 있다. 향후 몇 년 간 대규모 구조조정과 기업 통폐합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살아남는 브랜드만이 진짜 전기차 시대를 이끌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금 중국 전기차 시장은 단순한 침체가 아닌, 산업 생태계 전체가 흔들리는 ‘생존의 시간’에 돌입한 셈이다.
댓글1
에구, 이거 이러다가 생각보다 일찍 대만 때리는거 아닌가 싶네... 지금 엄청난 소비 불황에 치이고 조기정년때문에 아득바득 사는거 최대한으로 덮어보려고 중국이 노력 엄청 하더만... 불과 얼마전 중국 부동산 개발사도 마구잡이식 개발때문에 수십조 공중분해 시키고 부도냈지 않았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