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핵심 모델 개발을 중국으로 이전
화웨이·샤오미·홍치 중국 기업 협력 확대
중국 맞춤형 전략으로 생존 돌파구 모색

토요타가 RAV4, 하이랜더, 시에나 같은 대표 모델까지 중국에서 공동 개발하는 전략을 택했다. 기존에는 bZ 시리즈 전기차에 국한됐던 중국 협업 범위를 전 차종으로 확대하고, FAW의 홍치 브랜드를 포함한 로컬 파트너와 손잡고 개발 체계를 재편했다. 새로운 전략은 2025년 4월부터 도입된 ‘지역 수석 엔지니어(RCE)’ 제도의 일환으로, 글로벌 본사가 아닌 현지 조직이 제품 개발을 주도하게 된다. GAC, BYD, 샤오미, 화웨이, 모멘타 등 중국 내 유력 기업들이 파트너로 참여해 전동화 플랫폼, 스마트 기능,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제공하는 구조다.
핵심 기술은 현지 조달, 안전기준은 글로벌 표준 유지

bZ5, bZ3X 등 현지 개발 전기차는 이미 출시 후 빠른 판매 속도를 기록하며 전략의 성과를 입증하고 있다. 토요타는 이번 전략에서 전기차 부품뿐만 아니라 REEV(레인지 익스텐더), PHEV(플러그인 하이브리드)까지 커버하며, 하이랜더와 시에나 등 기존 인기 내연기관 차량도 전동화 전환을 병행한다. 특히 화웨이는 HarmonyOS 5.0 운영체제와 AI 음성 어시스턴트를 제공하고, 샤오미는 AIoT 연결 솔루션을 차량에 통합하는 등 소프트웨어 생태계도 중국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다만 핵심 안전 시스템인 배터리, 제동, 조향 부문은 토요타 글로벌 기준을 유지해 신뢰도와 품질은 놓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개발 속도와 비용의 ‘게임체인저’가 된 중국 파트너십

현지 파트너와 협업한 결과, 과거 3년 이상 걸리던 차량 개발이 1년 내외로 단축되고 있다. BYD가 제공한 EV 부품, GAC의 디자인 자원, 홍치의 NEV 플랫폼 등을 적극 활용하면서 개발비도 절감하고 차별화된 제품 구성을 구현할 수 있었다. 실제로 bZ3X는 출시 40일 만에 1만 대 이상 판매되며 bZ4X의 중국 실패를 반면교사 삼은 성공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향후 출시될 시에나 PHEV, 하이랜더 REEV 등도 비슷한 개발 프로세스를 거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없인 버틸 수 없다”…토요타의 파격적 전환 배경

토요타의 이번 전략 변화는 단순한 시장 확장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절박한 선택이라는 평가도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이자 가장 빠른 기술 변화가 일어나는 지역으로, 독자적인 글로벌 전략만으로는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것이 자명해졌다. 그동안 글로벌 메이커들이 회피했던 중국 내 기술 의존도 확대와 파트너 개방을, 토요타는 전면에 나서며 실리적 접근을 택한 셈이다. 이번 조치는 2027년까지의 중장기 전략 기반이 되며, 장기적으로는 토요타 글로벌 라인업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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