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취득자 9% 감소, 10대·20대서 98% 줄어
운전학원 4년 새 27곳 폐업, 방학 성수기 ‘무색’
대중교통·공유 PM 확산…MaaS가 만든 변화

최근 많은 청년들이 운전 면허를 포기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취업도 불확실한 상황에서 면허까지 따는 건 사치처럼 느껴진다는 게 이유다. 취업한 친구들조차 차량 유지비 부담을 호소하는 걸 보고 대중교통이 더 현실적이라 판단한다는 것이다.
청년층의 운전면허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전국자동차운전전문학원연합회에 따르면 2023년 운전면허 신규 취득자는 88만 명, 전년 대비 9.1% 감소했다. 2년 전인 2021년 107만 명에서 2022년 96만 명으로 줄더니, 2023년엔 100만 선도 붕괴됐다.
특히 10대·20대의 감소세가 전체 감소의 98%를 차지했다. 생애 첫 면허 취득자 57만1천여 명 가운데 1020대는 80%에 육박한다. 하지만 이들의 취득자 수는 각각 18.7%, 13.2%씩 줄었다. 단순 인구 감소보다 23배 빠른 속도다.
대학 방학이 성수기도 옛말…

운전면허 학원들은 비명을 지른다. 서울에서 운전면허 학원을 운영하는 김모 씨는 “예전엔 대학생 방학이면 예약이 밀릴 정도였는데, 지금은 방학이 와도 조용하다”며 “면허를 따는 것 자체를 필요 이상으로 느끼는 것 같다”고 했다. 실제로 2019년 383개였던 운전학원 수는 지난해 356개로 27곳이나 줄었다.

신차 구매도 줄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20대의 신차 구매는 10년 새 22%, 30대는 24% 감소했다. 차를 살 마음 자체가 줄어들고 있는 셈이다.
그 중심엔 청년층의 불안정한 일자리와 경기침체가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청년 비정규직 비중은 31.4%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여기에 일시적 근로자까지 포함하면 청년 10명 중 4명이 불안정한 일자리에 있는 셈이다. 면허는 물론 차 구매조차 현실에서 점점 멀어지는 상황이다.
면허 대신 공유 킥보드
이동 방식 자체가 바뀌었다

변화의 원인은 경제뿐만이 아니다. 청년층의 생활 패턴과 이동 수단 자체가 바뀌고 있다. 도심 집중 현상과 함께 공유 자전거, PM(개인형 이동장치)의 확산이 면허 취득 필요성을 낮췄다.
최재원 한국도로교통공단 교수는 “대중교통 환승 체계와 공유 PM 등 MaaS(Mobility As A Service) 기반 시스템이 성공하면서 청년들이 면허 없이도 이동이 가능하다고 느끼게 된 것”이라며 “이제는 자동차 중심에서 벗어나 이동 자체를 서비스로 인식하는 패러다임이 자리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청년층의 면허 보류와 학원 위축은 단기적 현상이 아닌 라이프스타일 변화의 반영으로 보인다. 차량 구매 이전에 ‘이동의 필요성’을 따져보는 청년들. 면허증조차 선택 아닌 ‘필요할 때만’ 고려되는 시대가 열린 셈이다.
댓글1
박봉
퀵보드는 면허없이 운전할수 있는가요? 원동기.자동차면허가 필요할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