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신호등 잔여 시간 안내 시작
후면 번호판 단속·주차장 입구 안내
개인 맞춤 목적지 추천까지 한 번에

현대차그룹이 내비게이션 기능을 대대적으로 업그레이드했다. 이번 업데이트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기능은 실시간 신호등 정보 연동이다. 전국 지자체와 경찰청, 한국도로교통공단의 협업으로 구현된 이 기능은 교차로 진입 전 신호 잔여 시간을 내비게이션 화면에 실시간으로 표시해준다. 예를 들어 운전자가 교차로에 접근 중일 때 초록불이 켜져 있으면 몇 초 뒤에 빨간불로 바뀌는지까지 정확히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운전자는 급제동, 무리한 교차로 진입 등 위험한 상황을 사전에 피할 수 있다.
특히 횡단보도와 보행자 신호가 함께 있는 복합 교차로에서는 더욱 유용하다. 내비게이션은 차량 신호뿐만 아니라 보행자 신호의 남은 시간도 표시해줘, 우회전 시 보행자 보호를 더욱 수월하게 만든다. 이는 최근 강화된 우회전 관련 도로교통법의 실질적 이행을 돕는 기능으로 평가받는다. 현재는 강릉, 의왕, 대전 등 약 400개 교차로에서만 사용 가능하지만, 전국 확대가 예정돼 있다.
신호등이 가려 보이지 않거나 외부 구조물로 인해 시야가 확보되지 않는 상황에서도 실시간 신호 안내는 ‘운전자의 눈’ 역할을 해준다. 이는 특히 초보 운전자나 고령 운전자들에게 유용한 기능으로, 교차로 판단력을 높이고 사고 위험을 줄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실내 주차장 안내부터 후면 단속까지

현대차그룹은 이번 내비게이션 업데이트에서 교차로 신호 안내 외에도 다양한 생활 밀착형 기능을 강화했다. 대표적으로 지하주차장 입구 안내가 세분화됐다. 기존에는 단순히 주차장 위치만 안내했지만, 이제는 사용자가 선택한 출입구까지의 상세 경로를 제공해 복잡한 건물 구조에서도 효율적인 진입이 가능하다.
전기차나 장애인 차량 운전자를 위한 정보도 강화됐다. 내비게이션에서 충전소 위치나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까지 안내가 가능해졌으며, 차량 출발 위치부터 주차장 내부의 최적 경로까지 맞춤형으로 안내된다. 이로 인해 주차 시 시간 낭비나 불필요한 경로 이동이 줄어들고, 실제 사용자의 체감 편의성은 눈에 띄게 향상된다.

특히 ‘후면 번호판 단속 안내’ 기능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최근 후면 카메라 기반 단속이 확대되면서, 운전자가 단속구간에 진입하면 내비게이션이 “후면 번호판 단속 구간입니다”라는 음성과 함께 시각적 아이콘을 띄워 사전 경고를 제공한다. 단순 정보 표시를 넘어 ‘위반 방지’로 이어지는 실질적 기능인 셈이다.
또한 주요 랜드마크 기반 회전 안내 기능도 개선되어 대형마트, 주유소, 현대차 전시장 등 눈에 띄는 건물을 기준으로 방향 전환을 알려주기 때문에 길 찾기 역시 한층 수월해졌다. 이처럼 작은 개선이지만 운전자가 겪는 스트레스와 혼란을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한다.
AI 기반 ‘차세대 운전 지원 시스템’의 시작

이번 업데이트의 또 다른 핵심은 개인화된 목적지 추천 기능이다. 현대카드를 차량 내에 연동한 사용자는 카드 사용 이력을 기반으로 맛집, 카페, 명소 등 주변 장소 추천을 받을 수 있다. 차량이 일정 시간 머물러 있을 경우—예를 들어 충전 중이거나 주차된 상태라면—내비게이션이 이용자의 취향에 맞춰 방문할 만한 장소를 자동으로 제안해주는 식이다.
단순히 길을 안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용자 경험을 증진시키는 방향으로 진화한 것이다. 예를 들어 “근처 카페”를 검색했을 때, 단순 거리순이나 평점순이 아닌, 사용자 선호도를 반영한 순서로 결과가 노출된다. 이 기능은 개인정보 활용 동의 후 활성화되며, 현대차·기아·제네시스 중 ccNC와 ccIC 플랫폼 탑재 차량에서 이용 가능하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내비게이션 업데이트는 단순한 기능 향상이 아닌, 교통 흐름을 예측하고 사용자 습관을 분석해 제공하는 AI 기반의 ‘차세대 운전 지원 시스템’의 시작점”이라고 밝혔다. 기술의 진화가 단지 정보 전달에 그치지 않, 사용자의 일상 속 스트레스와 사고 가능성을 줄이는 데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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