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용 전기 SUV 티저 공개하며 현지 공략 재시동
기아 노조는 오토상하이·지커 공장 직접 방문
샤오미 SU7 들여와 분석…중국 기술 추격 본격
현대차 중국 전용 전기차 티저 공개
현대자동차가 중국 시장에서의 위기 속에서도 전기차 전략으로 재도약을 노리고 있다. 최근 현대차는 중국 전용 전기 SUV 모델의 티저 영상을 공개하며 ‘중국 맞춤형 전략’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티저 영상에는 혹한기 테스트 중인 위장막 차량이 등장했으며, 차체 전면에는 슬림한 LED 라이트바, 후면에는 근육질의 숄더라인과 통합형 스포일러, 전폭형 리어램프가 적용된 모습이 일부 포착돼 눈길을 끌었다.
이번 전기 SUV는 중국 합자사인 베이징현대가 개발 중이며, 글로벌 모델인 아이오닉 9과는 완전히 다른 독자적 디자인으로 기획됐다.
특히 새롭게 설립된 상하이 R&D 센터가 주도적으로 개발을 담당하고 있어, 향후 현대차의 중국 전략 차종 개발의 거점으로 기능할 전망이다.
구체적인 제원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 기반일 가능성이 높다.
이 플랫폼은 최대 110kWh급 대용량 배터리와 듀얼 모터 구동을 지원하는 만큼, 이번 SUV도 충분한 주행거리와 고성능을 겸비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중국 기업 직접 견학, 현지 상황 살펴
현대차그룹은 단순한 신차 발표를 넘어, 본격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최근 기아는 노동조합 대의원들로 구성된 참관단을 꾸려 4월 오토상하이 모터쇼에 참석하고, 중국 전기차 브랜드 ‘지커(ZEEKR)’ 공장도 직접 방문할 예정이다.
지커는 지리차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로, 최근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국내 진출을 앞두고 있다.
기아 노조 관계자는 “중국 전기차 기술력과 시장 분위기를 현장에서 직접 확인하자는 의견이 내부적으로 모였다”며 “사측의 위기의식을 함께 공유하고 대응 전략을 고민하는 과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생산기지를 넘어 R&D 협업, 플랫폼 공동 개발 가능성까지 염두에 둔 선제적 대응으로 해석된다.
남양연구소, 샤오미 정밀 분석 착수
한편 현대차의 연구개발 핵심인 남양연구소는 최근 샤오미가 출시한 전기차 SU7을 국내로 들여와 분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렉트릭 등 전문 매체는 연구소 인근에서 SU7 차량이 연구용 임시 번호판을 부착한 채 주행하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SU7은 출시 1년 만에 누적 20만대를 판매하며 중국 시장을 장악한 모델이다. 최근 고성능 트림인 SU7 울트라까지 공개되면서 연간 생산 목표는 35만대로 상향된 상태다.
현대차가 이 모델을 연구하는 배경에는, 단순한 모델 벤치마킹을 넘어 중국 전기차가 가진 기술적 강점을 면밀히 파악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나가는 中 전기차 시장
중국 전기차 브랜드의 급격한 성장은 숫자로도 명확하게 드러나고 있다.
BYD는 지난해 447만 대 이상을 판매하며 세계 최대 전기차 브랜드로 올라섰고, 5분 충전으로 400km 주행이 가능한 ‘슈퍼 e플랫폼’과 신형 ADAS 시스템 ‘신의 눈(God’s Eye)’을 발표해 기술력에서도 경쟁 우위를 보이고 있다.
더불어 한국 시장 침투도 본격화됐다. BYD는 올해 초 첫 전기 승용차 판매를 시작했으며 지커는 이미 한국 법인을 설립한 상태다.
샤오펑, 니오 등 다른 중국 브랜드들도 진출을 타진하고 있어, 국내 업체들에게는 더 이상 중국 전기차가 남의 일이 아니다.
현대차는 그간 중국 시장에서 줄어든 판매량과 브랜드 이미지 약화로 고전했지만, 이번 전기 SUV 티저 공개를 통해 ‘중국 시장을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R&D 강화, 경쟁사 분석, 신차 출시 등 전방위 전략을 통해 현대차그룹이 치열한 중국 전기차 전쟁에서 다시 반등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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