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코치빌더가 17,000시간 공들인 단 하나의 세단
팩커드·페이슬 베가 디자인 유산과 벤틀리 DNA의 결합
“잃어버린 꿈의 부활”이라는 상징적 프로젝트

1958년 역사 속으로 사라진 미국의 럭셔리 브랜드 팩커드(Packard). 당시 스투드베이커-팩커드는 프랑스의 페이슬 베가 엑설런스(Facel Vega Excellence)를 팩커드 모델로 리배지하려 했지만, 다임러-벤츠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그러나 2025년, 그 미완의 프로젝트가 네덜란드에서 현실이 됐다.
‘팩커드 엑설런스’는 네덜란드 코치빌더 JB 클래식 & 비스포크와 디자인 스튜디오 시노바라(CinovarA)가 협력해 만든 작품이다. 벤틀리 2세대 플라잉스퍼를 기초로 차체 전부를 새롭게 제작, 총 17,000시간의 작업 끝에 완성됐다.
디자인, 팩커드와 벤틀리의 교차점

외관은 벤틀리의 비율과 실루엣 위에 팩커드의 유산을 덧입혔다. 세로형 LED 헤드라이트와 삼분할 크롬 그릴, 그리고 중심에 자리한 ‘여신(Goddess of Speed)’ 마스코트가 과거 팩커드를 떠올리게 한다. 측면은 롤스로이스를 연상시키는 코치도어(수어사이드 도어) 구조를 채택했고, 후면에는 C자형 테일램프와 팩커드 엠블럼이 새겨졌다.
실내는 기본적으로 벤틀리 플라잉스퍼의 구조를 유지하지만, 소재와 디테일은 전용으로 재구성됐다. 결과적으로 ‘영국 럭셔리와 미국 전통의 혼합체’라는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파워트레인과 기계적 기반

파워트레인은 벤틀리 플라잉스퍼의 것을 그대로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 4.0L V8 트윈터보 혹은 6.0L W12 트윈터보 중 하나일 가능성이 높다. 정확한 사양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기계적 기반 덕분에 주행 성능은 벤틀리의 수준을 그대로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럭셔리 오마주, 값비싼 상징

단 한 대만 제작된 팩커드 엑설런스의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원오프 제작과 수만 시간의 노동, 벤틀리 기반의 고급 사양을 고려하면, ‘상상 이상의 희소성과 가격’을 지닌 작품임은 자명하다.
이 차는 단순한 주문제작 세단이 아니라, 1950년대에 무산된 팩커드의 부활 프로젝트를 67년 만에 완성한 역사적 오마주로 평가된다.
해외에서는 팩커드와 같은 소규모 차량 제작사들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지만 국내 실정은 그렇지 못하다. 자동차 튜닝 및 규제 완화와 자동차 문화가 더 정착 된 후 국내에서도 이러한 매력적인 소규모 코치빌더들을 만나볼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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