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피니티, QX65 모노그래프 공개
쿠페형 SUV 디자인으로 정체성 강화
BMW X6·제네시스 GV80 쿠페와 경쟁

2003년 첫선을 보인 인피니티 FX는 당시 SUV 시장의 흐름을 바꿔 놓은 혁신적인 모델이었다. 날렵한 루프라인과 스포티한 주행 감각을 앞세워 ‘쿠페형 SUV’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열었으며, 후륜 기반 플랫폼 덕분에 다이내믹한 핸들링으로도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이후 인피니티는 이만큼 임팩트 있는 모델을 내놓지 못했고, 브랜드 존재감도 점차 희미해졌다. 이번에 몬터레이 ‘더 콰일(The Quail)’ 행사에서 공개된 QX65 모노그래프는 그 공백을 메우고 FX의 영광을 되살리려는 시도로, 인피니티의 새로운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QX60 기반이지만, 쿠페형 SUV 정체성 강조

QX65 모노그래프는 인피니티의 3열 SUV QX60을 기반으로 개발됐지만, 핵심은 ‘쿠페형 SUV’라는 점이다. 실내는 2열 구조로 재편해 실용성보다는 스타일과 스포티함을 강조했다. 루프라인은 과거 FX의 곡선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옆에서 보면 FX의 후광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다만 플랫폼 특성상 전륜구동 기반의 비율을 가지게 되어, 과거 FX 특유의 긴 보닛과 짧은 리어 오버행을 그대로 살리진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현대판 FX”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는, 디자인적으로 FX와의 연결 고리가 강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최신 인피니티 디자인 언어 집약

디자인 측면에서 QX65 모노그래프는 인피니티의 최신 아이덴티티를 집약했다. 전면부에는 수직 라인을 강조한 대형 그릴이 자리 잡고 있으며, 풀-위드(Full-Width) 라이트는 전후면 모두를 가로지르며 미래지향적인 인상을 준다.
특히 주간주행등(DRL)을 차량의 ‘눈’처럼 전면부 상단에 배치하고, 실제 헤드램프는 하단의 어둡게 처리된 영역에 숨겨두는 방식은 최근 럭셔리 SUV 시장에서 유행하는 트렌드를 반영했다. 여기에 22인치 대형 휠과 ‘트와일라잇(Twilight)’ 매트 퍼플 컬러는 콘셉트카다운 화려함을 더한다.
실내는 아직 공식 이미지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인피니티 특유의 고급감과 최신 디지털 콕핏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프리미엄 쿠페형 SUV 시장 정조준

QX65 모노그래프는 단순히 쇼카에 머무르지 않고, 아우디 Q8, BMW X6, 메르세데스-벤츠 GLE 쿠페부터 제네시스 GV80 쿠페 까지 프리미엄 SUV 세그먼트를 직접 겨냥하고 있다. 이 시장은 지난 10년간 꾸준히 성장해왔으며, 특히 디자인과 개성을 중시하는 고객층에서 인기가 높다. 인피니티가 QX65를 양산한다면, 브랜드의 부활과 동시에 한동안 주춤했던 글로벌 입지를 되찾을 중요한 무기가 될 수 있다.
물론 경쟁은 쉽지 않다. BMW X6와 벤츠 GLE 쿠페는 이미 확고한 팬층을 확보했으며, 제네시스 GV80 또한 북미에서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인피니티는 FX의 유산을 재해석한 QX65로 다시 한 번 독창적인 디자인과 주행 감각을 무기로 시장에 도전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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