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중형 픽업 ‘레인저 PHEV’에 EV급 기능 탑재
‘프로 파워 온보드’로 전기 공급… 현장 작업도 ‘OK’
2.3~6.9kW 전력 선택 가능… 배터리 자동 충전 기능도

포드가 유럽과 호주, 뉴질랜드 등 주요 시장에 선보인 중형 픽업 ‘레인저 PHEV’는 기존 하이브리드 차량들과는 다른 실용성을 제안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기능은 ‘프로 파워 온보드'(Pro Power Onboard)로, 차량 배터리를 외부 전원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이다. EV 차량에서 주로 사용되던 해당 기능은 차량의 11.8kWh 배터리를 이용해 전기장비를 직접 구동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픽업트럭의 본질인 다목적성에 부합하는 이 기능은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경계를 허문 기술적 진보로 평가받고 있다.
레인저 PHEV는 기존 하이브리드 차량들이 충전과 주행에 집중했다면, 이 모델은 배터리의 활용도를 확장해 작업과 야외 활동까지 고려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포드가 EV 모델인 F-150 라이트닝에 처음 선보인 이 기능을 PHEV 모델에도 탑재했다는 점은 전동화 기술의 보편화 흐름을 보여준다.
2.3kW부터 6.9kW까지… 실사용자 맞춤 전력 제공

프로 파워 온보드 기능은 사용자 선택형 옵션으로 구성되어 있다. 기본형은 2.3kW의 출력을 제공하며, 약 156만 원에 추가할 수 있다. 고출력형은 6.9kW까지 전력을 공급하며 약 230만 원으로 책정됐다. 고출력 사양의 경우, 실내에는 10A 콘센트 하나가, 적재함에는 15A 콘센트 두 개가 배치돼 있어 현장 작업에 적합한 전력 활용이 가능하다.
해당 시스템은 전동공구, 가정용 기기, 야외 조명 등 다양한 장비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어 건설 현장이나 캠핑 환경 등에서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특히 전기를 외부에서 끌어올 필요 없이 차량 자체의 배터리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한 점은 중소 사업자나 자영업자들에게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배터리 방전 걱정 無… 자동 엔진 연계 시스템 탑재

프로 파워 온보드는 차량 내 SYNC 4 터치스크린을 통해 제어된다. 평상시에는 전원 공급이 꺼진 상태이나, 사용자가 ‘제너레이터’ 버튼을 누르면 외부 콘센트의 전원을 개별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만약 배터리 잔량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질 경우, 2.3리터 가솔린 엔진이 자동으로 작동해 전력을 유지한다.
이 기능은 단순히 전기를 공급하는 것을 넘어서, 사용자의 상황에 맞춰 최적화된 전원 운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다. 엔진이 필요할 때 자동으로 개입해 시스템이 중단되지 않도록 설계된 점은 실제 사용 환경에서의 안정성을 보장한다. 특히 외부 전력 공급이 어려운 지역에서 업무를 수행하거나 캠핑, 비상 대피 상황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미국 시장은 아직… 확장성 가능성은 충분

현재 프로 파워 온보드 기능은 유럽, 호주, 뉴질랜드 등 일부 시장에서만 제공되며, 미국 시장에서는 아직 출시 계획이 없다. 미국에서는 EV 전용 모델인 F-150 라이트닝에서만 해당 기능이 제공되며, 레인저 PHEV 또는 하이브리드 픽업인 ‘매버릭’에는 도입되지 않았다. 그러나 미국 내에서도 실용성과 다목적성을 중시하는 픽업 수요층이 존재하기 때문에 향후 적용 가능성은 열려 있다.
업계에서는 해당 기능이 전기차 중심에서 내연기관 및 하이브리드 모델로 확장되면서 전력 활용 기술의 대중화가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작업 현장에서의 실용성은 물론, 가정용 백업 전원으로서의 역할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프로 파워 온보드는 단순한 옵션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포드는 ‘레인저 PHEV’를 통해 픽업트럭의 미래가 단지 주행 거리나 연료 효율에만 국한되지 않음을 보여줬다. 전기차의 장점을 하이브리드 모델에 효과적으로 접목한 이 사례는 향후 다양한 차량군으로의 확대 가능성을 보여주는 이정표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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