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사상 최대 순이익 기록
법인세 환급 효과…흑자 전환
美 고관세 리스크 여전
한국GM, 2023년 역대 최대 순이익 기록

제너럴 모터스(GM)의 한국사업장인 한국GM이 지난해 사상 최대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2023년 한국GM의 당기순이익은 2조2077억원으로 전년 대비 47.2% 증가했다. 이로써 수년간 지속돼 온 적자 구조에서 벗어나 재무건전성이 크게 회복됐다.
이 같은 순이익 급증은 과거 적자에 따른 이연결손금을 활용한 법인세 환급(6422억원)이 반영된 일회성 효과에 기인한다. 하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1조3573억원의 영업이익과 14조3771억원에 이르는 매출은 의미 있는 개선세로 평가된다.
자본잠식 해소…현금자산도 3배 증가

법인세 환급과 실적 개선으로 한국GM의 누적 결손금은 2조8307억원에서 6230억원으로 크게 줄었으며, 자본총계도 3조2253억원에서 5조3198억원으로 65% 이상 증가했다. 이로써 수년간 회계상 골칫거리였던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났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 또한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2조554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1조8651억원에 달하는 영업활동 현금흐름에 힘입은 결과다. 외형적 수치는 단기적인 안정세를 뒷받침하는 긍정적 지표로 작용하고 있다.
수출 의존 93.1%
국내 매출은 30% 가까이 감소

그러나 한국GM의 실적 개선은 수출 확대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지난해 국내 매출은 9618억원으로 29% 줄어든 반면, 수출은 13조4153억원으로 8.3% 증가해 전체 매출의 93.1%를 차지했다.
특히 수출의 대부분은 GM본사의 계열사인 GM아시아퍼시픽, 캐나다GM, 멕시코GM 등에서 발생한 것이어서, GM 본사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은 외부 정책 변수에 취약한 구조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미국 25% 관세 현실화 시 ‘치명적’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자동차 고율 관세’ 정책이 재부상하며 한국GM의 미래를 위협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한국산 자동차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할 경우, 한국GM은 연간 3조원 이상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이는 수출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수준이며, 단순한 수익성 악화를 넘어 사업 존립 자체가 흔들릴 수 있는 심각한 사안이다. 특히 전체 수출의 대부분이 미국 GM계열사로 향하는 한국GM의 사업 구조에서는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
결국 한국GM이 안정적인 경영 기반을 다지기 위해서는 내수시장 확대, 생산 다변화, 그리고 본사 의존도 감소 등의 중장기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적 회복이라는 단기 성과에만 안주할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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