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7년 출시 이후 48년째 판매 중
ABS·ESP 다시 추가돼 유럽 수출 가능
르노와의 차세대 니바는 무산 위기
여전히 살아있는 전설, 라다 니바 스포츠 유럽 상륙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신차’로 불리는 라다 니바(LADA Niva)가 여전히 생산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1977년 출시된 니바는 2024년 현재까지도 본질적인 디자인과 구조를 거의 바꾸지 않은 채 판매 중이다.
소형 4WD SUV라는 개념조차 없던 시절부터 시작된 이 차량은 기능성 중심의 단순한 오프로더로, 오늘날까지도 러시아와 동유럽 지역에서 높은 수요를 자랑한다.
이번에 새롭게 등장한 니바 스포츠(Niva Sport)는 오랜 세월 동안 변화가 없었던 니바 라인업에 현대적 감각을 일부 더한 트림이다.

특히 성능 향상이 눈에 띄는데, 이전 1.7리터 엔진 대신 1.6리터 16밸브 4기통 엔진을 장착해 출력이 83마력에서 122마력으로 대폭 상승했다. 이는 니바 역사상 가장 강력한 수치다.
ABS 추가, 이제야 ‘20세기 자동차’ 수준 도달

한때 제재로 인해 ABS, 에어백, ESP 등 필수 안전장비를 제외하고 생산했던 라다 니바는, 최근 유럽 수출 재개와 함께 다시 안전 기능을 추가했다.
2024년형 니바 스포츠에는 ABS가 기본 적용됐으며, 향후 차체자세제어장치(ESP)도 포함될 예정이다.
외관에는 슬림한 주간주행등이 포함된 새 범퍼, 17인치 휠, 그리고 전체적으로 높아진 차고가 특징이다.
상시 4륜구동 시스템은 여전히 유지되며, 트랜스퍼 케이스(저속 기어)도 포함돼 오프로드 주행을 위한 본질은 그대로다. 고급 모델로 갈수록 크루즈 컨트롤, 트립 컴퓨터, 이중 색상의 알로이 휠 등이 적용된다.
한편, 니바 트래블(Niva Travel) 모델도 함께 업그레이드됐다. 원래는 GM-라다 합작 시절 쉐보레 니바로 알려졌던 차량으로, 2020년부터 라다 단독 모델로 변경됐다.
미래가 불투명한 아브토바즈

라다의 모회사 AvtoVAZ(아브토바즈)는 2018년 르노와 함께 차세대 니바 콘셉트를 공개했으나, 르노가 2022년 러시아 시장 철수를 선언하면서 해당 프로젝트는 사실상 보류됐다.
르노 그룹은 한때 거액을 투자해 아브토바즈를 자회사로 만들었지만 지난 2022년 러시아 전쟁의 영향으로 러시아 정부에 회사를 팔고 철수한 상태다.
이후 아브토바즈는 자체적으로 기존 모델 개선을 통해 니바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2024년형 니바는 이제야 유로5 배출가스 기준을 충족하며, 2025년 예정된 유로7 시대를 대비하기엔 여전히 기술 격차가 크다.
하지만 저렴한 가격과 간단한 정비성, 오프로드 성능을 앞세워 여전히 러시아와 유럽 일부 시장에서 독보적인 존재로 남아 있다.
천만 원대 미친 가성비 SUV

가장 기본형인 니바 레전드의 가격은 현재 927,500루블(약 1,578만 원)이며, 스포츠 모델은 19,600달러(약 2,861만 원)에 유럽 시장에 공급될 예정이다.
비록 미국에서는 판매되지 않지만, 테슬라 관세와 무관한 국가 출신이라는 점에서 일부 자동차 마니아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실내는 그간의 니바 이미지와 달리 통풍시트, 열선시트, 에어컨, 전동 미러 등 현대적 편의사양이 다수 적용됐다.
특히 스포츠 전용 트림은 버킷시트 스타일의 시트, 스포티한 스티어링 휠, 디지털 인포테인먼트 등을 갖추고 있어 “올드카 속에 담긴 신기술”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소비자들은 “이런 콘셉트로 전동화 모델만 나와도 무조건 사겠다”, “예전 지프 체로키 느낌”, “애정이 있어야 탈 수 있는 차” 등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대다수의 선진국가에서는 엄격한 충돌 및 안전 테스트를 필수로 요구하기 때문에 48년 전 섀시를 고수하는 니바가 판매될 가능성은 사실상 희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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