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화·하이브리드 대거 투입
리프·로그·QX65 등으로 반격
인피니티 브랜드 포기 안해
닛산 재도약 위해 신차 대거 투입 예고

최근 부도 위기를 겪으며 ‘끝났다’는 평가까지 받았던 닛산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북미 시장에서의 부진, 내수 침체, 브랜드 정체성 논란까지 겹치며 고전을 면치 못하던 닛산이 최근 대대적인 반격을 준비 중이다.
일본 본사는 물론 북미법인까지 총동원해 향후 3년 간 전기차,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및 차세대 내연기관 신차 10여 종을 북미 시장에 집중 투입한다는 계획을 발표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위기 돌파를 위한 전략적 리셋

닛산은 지난 10여 년 간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한때 리프(LEAF)로 전기차 시장을 선도했지만, 테슬라, 현대, 중국 제조사들의 빠른 기술 진보에 밀려 전동화 경쟁에서 후순위로 밀려났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특히 북미 시장에서의 침체는 뼈아팠다. 닛산의 상징과도 같았던 알티마, 맥시마 등 주력 세단은 존재감을 잃었고, 경쟁이 치열한 SUV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상실했다.
심지어 프리미엄 브랜드 인피니티(INFINITI)마저 제네시스, 렉서스 등에 밀려 시장 점유율을 급격히 잃었다.
하지만 이번 발표는 이러한 흐름에 강력한 브레이크를 거는 선언처럼 보인다.
‘전기차부터 PHEV까지’
전동화 풀 라인업 구축

닛산은 2025년부터 2027년까지 북미 시장에 10종 이상의 신차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 중 상당수는 전기차(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e-POWER 하이브리드로 구성돼 있다. 우선 2025년에는 3세대 신형 리프가 가장 먼저 데뷔한다.
리프는 기존 해치백에서 크로스오버형 SUV로 탈바꿈해 상품성을 크게 강화했고, 테슬라 슈퍼차저(NACS) 충전 규격도 최초로 적용되며 주목받고 있다.

같은 해 닛산은 첫 번째 PHEV 모델을 로그(Rogue)에 탑재해 선보인다. 도심 주행은 전기로, 장거리 주행은 내연기관으로 커버하는 ‘완성형 PHEV’ 전략을 본격화하는 셈이다.
2026년에는 3세대 e-POWER 시스템이 미국에 첫선을 보인다. 이 시스템은 전기모터 구동은 유지하면서 내연기관으로 배터리를 충전하는 방식으로, EV 감성과 하이브리드의 실용성을 결합한 닛산 고유 기술이다.
특히 신형 로그에 적용될 예정으로, 고속 효율성 15% 향상, 정숙성 강화, 배출가스 감소 등 기존 대비 큰 진화를 예고하고 있다.
로그는 북미시장에서 토요타 라브4, 현대 투싼, 기아 스포티지 등과 경쟁하는 중형 SUV다. 전세계적으로 닛산에서 가장 잘 팔리는 모델이기도 하다.
SUV부터 세단까지 전 라인업 개선

전동화 외에도 닛산은 북미 고객들에게 여전히 인기 있는 SUV와 세단 부문에서 대대적인 상품성 개선에 나선다.
먼저 차세대 로그는 EV, PHEV, ICE(내연기관) 세 가지 버전으로 출시돼 소비자 선택지를 넓힌다. 이와 함께 새로운 세대의 센트라(Sentra), 부분 변경 패스파인더(Pathfinder)가 2025년 출시를 앞두고 있다.
고급 브랜드 인피니티는 QX60 페이스리프트와 함께 QX80에 스포츠 패키지를 추가해 경쟁력을 확보한다.
2026년에는 감성 디자인을 강조한 인피니티 QX65가 등장한다. 2열 중심의 쿠페형 SUV로, 과거 FX의 향수를 자극하며 스타일과 감성을 추구하는 고객층을 겨냥할 계획이다.
2027년 이후에는 미국 칸톤(Canton) 공장에서 모험형 전기 SUV가 생산될 예정이며, 2028년에는 인피니티 브랜드의 럭셔리 전기 SUV도 함께 양산된다.
이 두 모델에는 SK온과의 합작으로 생산되는 미국산 배터리가 탑재될 예정이다.
그리고 남아메리카 시장에선 프론티어/나바라 픽업 트럭의 후속 모델과 소형 세단 벌사의 새로운 버전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닛산의 부활 가능할까?

닛산은 이번 계획을 통해 “단순히 기술적인 경쟁이 아닌, 고객 중심의 가치 제안으로 다시 승부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판매 구조 개선, 딜러 프로그램 간소화, 현지화 전략 강화 등 사업 전반에 대한 리빌딩도 병행된다.
여전히 시장의 회의적 시선은 존재하지만, 닛산이 이번 대규모 신차 투입을 통해 “일본차 끝났다”는 편견을 깨고, 전동화 전환 시대에 맞춘 경쟁력 회복에 성공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전기차에 올인하지 않고 PHEV, 하이브리드 등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제공한다는 것이 닛산의 새로운 자구책으로 해석된다.
국내 시장에서는 지난 2020년 철수했지만 향후 높은 상품성의 신차가 나온다면 재진출의 가능성도 없지 않기에, 예비 오너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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