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쩐지 멀쩡하더라” 고속도로, 폭우 쏟아져도 물 웅덩이 없는 이유

비 오는 날 도로의 시야 확보 중요.
횡단경사로 배수와 안전성 강화.
중앙분리대와 길어깨 경사도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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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려도 멀쩡한 도로, 왜 그럴까?

비 오는 날, 도로에서 옆차 바퀴에서 튀는 물보라로 앞 유리가 가려지면 순간적으로 시야가 차단돼 사고의 위험이 커진다. 특히 주행 도중 물웅덩이를 밟으면 차가 미끄러져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도로는 비가 내려도 물이 고이지 않는다, 물론, 지반침하나 도로 파손으로 움푹 패인 곳은 그럴 수 있지만 ‘정상’ 범주에 속하진 않는다. 특히 고속도로는 물이 조금이라도 고이는 경우가 거의 없는데, 이는 도로가 기울어져 있기 때문이다.

빗물 배수를 위한 횡단경사

모든 도로는 빗물 배수를 위해 기울어져 있다. 이를 전문 용어로 ‘횡단경사’라고 한다. 횡단경사는 도로의 진행방향의 직각으로 설치하는 경사(기울기)다. 운전자 입장에선 그저 평평한 도로처럼 보이지만 미세하게 경사를 둬, 빗물이 자연스레 빠져나가도록 설계했다.

횡단경사는 따로 정해진 규정에 따라 구성해야 한다. 빗물을 빠르게 내보내기 위해 과도한 경사를 두면 오히려 더 위험하다. 규정에 따르면, 경사도가 2%(1.15도)를 넘으면 스티어링 휠이 한쪽으로 쏠려 운전 피로와 더불어 편마모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직선 구간에서는 횡단경사를 2% 미만으로 설치하는 것이 좋다. 또한, 길어깨(갓길)에도 횡단경사를 설치해 빗물의 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

체감상 횡단경사 다른 곳이 있다?
실제로 그렇다

횡단경사는 도로 포장 종류에 따라 다르다. 도로 포장에 사용되는 소재나 도로 특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도로별 배수 성능도 관련이 있다.

아스팔트나 시멘트 콘크리트 포장에서는 1.5%(0.86도)~2.0%(1.15도)로 비교적 완만한 편이다. 하지만 간이 포장의 경우 2.0%(1.15도)~4.0%(2.29도)로 크게 기울어지며, 비포장도로는 무려 3.0%(1.71도)~6.0%(3.43도)로 설치한다.

그밖에 중앙분리대가 있는 도로는 중앙분리대를 중심으로 횡단경사를 설치할 수 있다. 횡단경사를 도로 바깥쪽으로 설치하면 우수관 설치비용이 줄어들고, 도로 노면의 빗물을 보다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도로의 횡단경사는 매우 사소해 보이지만, 이 작은 기울기를 제대로 준수하지 않으면 도로는 물에 잠기기 쉬워지고 아수라장이 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