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품질조사, 전기차보다 더 많은 문제 발생
복잡한 시스템 구조, 충전 습관 미비가 문제 원인
소프트웨어 인포테인먼트 관련 품질 저하 요인

이론적으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는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이상적인 과도기적 선택지로 여겨졌다. 전기차처럼 충전이 가능하고, 주행거리 걱정 없이 주유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양쪽의 장점을 조합한 ‘완벽한 중간지점’으로 평가받아왔다.
그러나 JD파워의 2025년 미국 신차 품질 조사(IQS) 결과는 이상과는 다른 현실을 보여준다. PHEV는 평균 237PP100(100대당 문제 건수) 으로, 212PP100인 배터리전기차(BEV)보다 처음으로 더 많은 문제를 기록한 것이다. 이 수치는 차량 구매 후 첫 90일 동안의 품질 문제를 분석한 결과다.
두 시스템의 복합, 두 배의 리스크

JD파워 수석 이사 프랭크 핸리에 따르면, PHEV는 전기 파워트레인과 내연기관 시스템이 모두 결합된 복잡한 구조로 인해 고장이 날 수 있는 부위도 많고, 관리도 더 어렵다. 충전 습관이 없는 운전자는 배터리 성능 저하나 전기모드 기능 미활용 같은 문제에 직면하기 쉽다. 게다가 미국 제조업체들은 소비자들이 실제로 얼마나 자주 PHEV를 충전하는지에 대한 데이터조차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이러한 구조적 한계는 PHEV의 단점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단일 시스템을 사용하는 배터리전기차나 ICE 차량보다 더 많은 고장을 유발하는 경향을 보인다.
한편 배터리 전기차(BEV)의 경우, 테슬라의 62PP100 점수 개선에 힘입어 품질이 전체적으로 향상되었다. 테슬라처럼 높은 시장 점유율을 가진 브랜드가 개선되면 배터리전기차 평균 점수도 함께 좋아지는 효과가 나타나는 셈이다.
반면, PHEV는 가솔린 차량의 전통적 문제(엔진, 변속기 등)와 전기 시스템 문제(충전, 주행거리 등)를 동시에 경험하고 있다. 이로 인해 고장 빈도가 상승하고 있으며, 특히 복잡한 충전 시스템과 부족한 사용자 교육이 큰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터치스크린 결함도 문제 많아

흥미롭게도 소비자들이 제기한 문제는 단순 기계 결함보다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터치스크린 인터페이스, 공조 장치 등 디지털화된 요소에 집중되고 있다. JD파워는 “공조 시스템, 차고 문 개폐기, 글러브 박스 등 전통적으로 물리적 조작이 이뤄졌던 기능들을 터치스크린으로 대체하면서 불만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자동차 제조사들이 디지털 전환의 속도를 따라가려다 사용성에서 혼란을 초래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PHEV는 다양한 시스템을 통합한 복잡한 구조를 갖추고 있어, 조작 직관성과 시스템 신뢰성이 더욱 중요한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브랜드별 격차, 그러나 일관된 문제

핸리는 특정 브랜드의 PHEV가 특히 나쁘다고 단정하긴 어렵다고 전제하면서도, 렉서스, 현대, 기아 등은 꾸준히 상위권 품질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사에 따르면 PHEV는 최소 206PP100에서 최대 362PP100까지 품질 점수 편차가 존재하고, 배터리전기차도 157~371PP100의 범위를 보여주며 유사한 양상을 띠고 있다.
이처럼 차량 유형을 불문하고 소프트웨어 문제, 충전 인프라 부족, 사용자의 충전 실천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이는 전체 시장의 공통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PHEV는 분명 전기차로 가는 과도기적 해결책이 될 수 있지만, 현재 상태로는 두 시스템의 단점이 집약된 ‘문제 유발 지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충전 습관에 대한 소비자 교육, 직관적인 인포테인먼트 설계, 단순화된 시스템 구조가 병행되지 않는 한, PHEV의 이상적 개념은 현실 속에서 무너질 수밖에 없다.
특히 아파트가 많은 국내에서는 완속 충전 인프라 접근이 쉽지 않기 때문에 PHEV보다 일반 하이브리드 차량의 인기가 더 오래 지속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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