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EV6 GT
미국서 파격 폭탄 할인
단 24개월 조건부 리스

미국 시장에서 기아 EV6 GT가 최대 2만 달러(약 2,700만 원)의 리스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기아가 최근 딜러 네트워크에 배포한 내부 공지에 따르면, 2024년형 EV6 GT 모델에 한해 24개월 리스 계약 시 20,000달러, 36개월 계약 시 18,500달러의 리스 캐시 리베이트가 제공된다.
이는 기존 가격인 61,600달러(약 8,300만 원)에 비해 상당한 인하 효과를 주는 조건으로, 기아 재고차량 일부는 이 할인 덕에 5만 9천 달러 이하로도 구매 가능한 상황이다. 단, 이 혜택은 2025년 6월 2일까지 한시적으로 제공되며, 미국 내 리스 계약자에 한해 적용된다.
국내 소비자 입장에서는 ‘내수차별’이라는 단어가 떠오를 만하다. 미국 소비자들은 국산 전기차를 대당 3천만 원 가까이 할인받고 구매하는 반면, 국내에서는 동일 모델에 대해 이와 유사한 혜택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성능은 여전하지만 보조금은 해당 안 돼

기아 EV6 GT는 전기차 중에서도 고성능을 자랑한다. 전륜과 후륜 각각에 장착된 듀얼 전기모터로 총 576마력을 발휘하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단 3.5초 만에 도달한다. 여기에 넉넉한 실내공간까지 더해져 퍼포먼스와 실용성을 동시에 갖춘 모델로 꼽힌다.
다만 단점도 존재한다. 미국 기준 주행가능거리가 약 218마일(351km)로 다소 짧다는 점이다. 특히 전기차로서 가장 중요한 효율성에서 경쟁 모델 대비 불리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또한, 미국 연방 EV 세금 공제(7,500달러)는 이번 구형 모델에도 적용되지 않아 보조금 혜택을 기대하긴 어렵다.
흥미롭게도, 2025년형으로 출시된 페이스리프트 EV6 GT는 배터리 용량이 77kWh에서 84kWh로 늘고, 출력도 641마력으로 강화됐다. 현대 아이오닉5 N에서 도입한 가상 기어 변속 및 가솔린 엔진 사운드 구현 기능도 탑재됐다. 이 모델 역시 리스 할인 혜택이 제공되는데, 24개월 리스 시 12,500달러, 36개월 리스 시 10,000달러의 리베이트가 적용된다.
국내 소비자 소외감
‘내수 역차별’ 논란 다시 불붙나

EV6 GT는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관심이 높은 고성능 전기차지만, 이렇게 해외 시장에서 파격적인 할인 혜택이 제공되면서 또다시 ‘내수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은 동일한 차량에 대해 높은 가격을 지불하면서도, 미국과 같은 대규모 인센티브나 리베이트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자동차 커뮤니티에는 “왜 국산차가 외국에서는 이렇게 싸게 풀리는가” “기아는 한국을 테스트베드로만 보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국내 EV 시장은 보조금 예산 소진, 충전 인프라 부족 등으로 구매력이 위축된 상황에서, 해외 시장 중심의 공격적인 프로모션이 상대적 박탈감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기아는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EV6 GT가 신형 모델 출시에 따라 재고 정리를 위한 전략적 할인이라는 점에서 국내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차별’은 쉽게 해소되지 않을 전망이다. 무엇보다 단기 리스 계약자에만 주어지는 한시적 혜택이라는 점은 분명하지만, 국산차가 해외에서 더 저렴하게 팔리는 현실은 한국 소비자들에게 씁쓸한 뉴스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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