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V 교통사고, 보행자 사망 위험 44% 높아
어린이 치사율, 승용차 대비 최대 130%
전문가, 대형차 도심 제한 필요성 제기
SUV, 세계적 인기 속 교통안전 우려 급증

스포츠유틸리티비히클(SUV)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며 자동차 시장의 중심으로 부상했다.
국내의 경우, 현대·기아차의 올해 1분기 판매 차량 중 SUV 비중이 57.7%에 달했다. 글로벌 추세 역시 SUV의 비율이 세단을 앞지르며 5대 5 또는 6대 4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인기 이면에는 심각한 안전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SUV나 경트럭(LTV)에 치인 보행자나 자전거 운전자의 사망 위험이 일반 승용차 사고보다 현저히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는 대형차가 가진 구조적 특성과 무게, 높이에서 기인한다는 분석이다.
보행자 사망률 44% 증가…어린이는 최대 130%

영국 런던 위생·열대의학 대학원과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공동 연구진은 지난 35년간 선진국에서 발생한 68만 건 이상의 교통사고를 재분석한 결과, SUV나 LTV에 치였을 경우 보행자의 사망 확률이 승용차 대비 평균 44% 더 높다고 밝혔다.
특히 10세 미만 어린이의 경우, 사망 확률이 무려 130% 증가했다는 충격적인 수치도 제시됐다.
연구진은 SUV의 높은 보닛과 둔탁한 전면부가 성인에게는 골반, 어린이에게는 머리 등 치명 부위에 직접 충격을 가해 사망 위험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구조는 보행자가 차량 앞쪽으로 튕겨져 2차 충격을 받거나, 차량 하부에 깔리는 위험성을 증가시킨다.
심각한 부상 확률도 성인 24%, 어린이 28% 높아

사망에 이르지 않더라도, 중상 이상을 입을 확률도 SUV·LTV 사고 시 더 높다. 연구에 따르면 성인의 경우 심각한 부상 위험이 24% 높았고, 어린이는 28% 높았다.
이 결과는 자전거 운전자에게도 유사하게 적용돼, 대형차에 대한 안전 우려가 전 연령대에서 제기되고 있다.
특히, 도시 내에서 보행자나 자전거 이용률이 높은 지역일수록 대형차량의 사고 피해가 사회적 문제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모든 SUV가 승용차로 바뀐다면 사망률 최대 17% 감소

연구진은 만약 모든 SUV와 LTV가 승용차로 대체된다면, 보행자 및 자전거 운전자의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미국에서 17%, 유럽에서는 14%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단순한 소비 트렌드 변화 이상의 정책적 접근 필요성을 강조하는 근거가 되고 있다.
특히 현재 미국에서는 전체 보행자 사고 중 SUV가 차지하는 비중이 45%에 달하며 유럽에서도 약 20%로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전문가, 차량 설계 개선 및 정책 규제 촉구

이번 연구를 통해 SUV 및 경트럭의 안전성 강화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도 제시됐다.
대표적인 개선 방향으로는 ▲운전자 시야 확보를 위한 차체 설계 변경 ▲보행자 접근 시 자동 작동되는 긴급 제동 시스템 ▲충격 흡수 재질의 범퍼와 보닛 채택 등이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도시 내 대형차량의 진입을 제한하거나, 저속 주행 구간을 확대하는 정책도 함께 검토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Injury Prevention에 정식 게재되었으며, 향후 각국의 교통정책 수립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댓글2
보험료를 올려라
안전운전
안박으면 0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