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되면 캐스퍼, 모닝 다 망한다!” 경차 크기 전기차 출격 준비중

기아, 초소형 EV1 개발 중
3천만 원대 경형 전기차 경쟁
유럽·중국 시장 진출 가능성

기아, 경형 전기차 EV1 개발 착수

기아가 초소형 전기차 시장을 겨냥한 새로운 모델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개발 중인 EV2보다 더 작은 ‘EV1′(가칭)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르면 내년에 디자인을 공개할 계획이다.

이 차량은 3,000만 원대의 가격으로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며, 현대차의 캐스퍼 일렉트릭과 비교되는 도심형 전기차가 될 가능성이 높다.

EV2보다 더 작고 저렴한
초소형 전기차 EV1

기아는 지난 EV 데이에서 EV4(전기 세단)와 PV5(비즈니스 밴), 그리고 소형 크로스오버 전기 SUV EV2를 공개하며 대중 전기차 시장을 공략할 계획을 밝혔다.

특히 EV2는 3만 달러(약 4,300만 원)부터 시작하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로, 기아의 ‘모두를 위한 전기차’ 전략을 상징하는 모델이다. 그러나 기아는 EV2보다 더 저렴한 모델을 준비하고 있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EV 데이에서 “EV2의 주요 타깃은 ‘얼리 매조리티(early majority, 초기 다수 고객)’”라며 “더 넓은 고객층을 공략하려면 크기를 줄이고 가격을 낮춘 모델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 모델이 ‘EV1’이라는 이름으로 출시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EV1은 EV2보다 훨씬 작은 크기로 개발될 예정이다. 전장은 3,600mm 수준으로 예상되며, 이는 현재 기아의 경차 모델인 모닝과 유사한 크기다. 기존 경차 고객들을 전기차로 유도할 수 있는 모델이 될 가능성이 크다.

EV1 vs 캐스퍼 일렉트릭
도심형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

현대차는 지난해 캐스퍼 일렉트릭을 출시하며 국내 경형 전기차 시장을 선점했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전장 3,825mm, 전폭 1,610mm, 전고 1,575mm, 휠베이스 2,580mm의 크기를 갖춰 기존 경차 규격인 캐스퍼 가솔린보다 다소 커졌다.

42kWh LFP 배터리를 탑재해 315km(WLTP 기준) 주행이 가능하며, 95마력(70kW) 모터를 장착해 도심 주행에 최적화됐다.

기아 EV1은 캐스퍼 일렉트릭보다도 작은 크기로 개발될 예정이며, 3,600mm 내외의 전장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배터리 용량은 30~40kWh 수준으로 조정될 가능성이 있으며, 200~250km 수준의 1회 충전 주행거리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격대는 3,000만 원 수준으로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

EV1이 출시된다면 국내에서는 캐스퍼 일렉트릭과 경쟁하며, 글로벌 시장에서는 폭스바겐 ID.1, 르노 트윙고 EV 등과 맞설 것으로 보인다.

가격 경쟁력 확보 위해
LFP 배터리 적용 전망

EV1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기아는 배터리 비용 절감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존 고가의 NCM(삼원계 리튬이온) 배터리 대신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

LFP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낮아 주행거리는 짧아지지만, 가격이 저렴하고 수명이 길며 화재 위험성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는 이미 테슬라와 BYD 등이 LFP 배터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EV1이 중국과 유럽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LFP 배터리를 탑재할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또한, EV1이 유럽 시장에서 보조금 혜택을 받기 위해 저렴한 가격대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현재 유럽에서는 저가형 전기차 시장이 성장하고 있으며, 프랑스는 2만 유로(약 3,000만 원) 이하의 전기차 구매자를 위한 특별 보조금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기아의 전기차 전략
글로벌 판매량 확대 목표

기아는 EV1을 통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을 대폭 늘릴 계획이다.

지난해 기아는 전 세계적으로 20만 대의 전기차를 판매했으며, 2025년에는 25만 대 이상, 2030년에는 연간 160만 대(전체 판매량의 약 30%)를 전기차로 채울 계획이다.

EV1이 출시된다면, 특히 전기차 보급이 빠르게 진행 중인 유럽과 중국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을 가능성이 높다.

업계 전문가들은 “볼보 EX30처럼 작지만 실용적인 도심형 전기차가 유럽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기아 EV1도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하고 있다.

EV1이 국내 전기차 시장에 미칠 영향

EV1이 출시되면 국내 전기차 시장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특히 기존의 경차 고객들이 전기차로 이동할 수 있는 새로운 선택지가 생긴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현재 국내 경차 시장에서는 레이와 캐스퍼가 경쟁하고 있다. 그러나 전기차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경차 시장 자체가 축소될 가능성이 있으며, EV1이 경차 시장을 대체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기차 보조금 정책도 EV1의 성공 여부에 중요한 요소다. 현재 전기차 보조금은 가격이 저렴할수록 혜택을 많이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만약 EV1이 3,000만 원대 초반으로 출시된다면, 보조금 적용 후 실제 구매 가격은 2,000만 원대 중반까지 내려갈 수 있다.

기아가 초소형 전기차 시장에서 어떤 성과를 거둘지, 그리고 국내 소비자들의 반응이 어떨지 귀추가 주목된다.